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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 리뷰(?) 글인데도 불구하고 사진은 한 장도 없다. 하얀색 식판에 당황해서 카메라를 꺼내들 생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

어찌어찌해서 간 담양.
월요일 오전에 도착해서 죽녹원이나 들렀다가 또다른 맛집이라는 승일식당에서 점심이나 때울 요령이었는데,
어찌하다보니 담양에 조금 일찍 도착해서 저녁식사를 하게 되었다.
작년에 담양 갔을 때는 세간에 오르내리던 "떡갈비"를 먹으러 나름 유명하다는 덕인관에 갔다가 얼굴만 붉히고  왔던터라,
이번엔 나름 신중하고 찾아보고 갔는데...

들어가는 입구 현관이 금빛으로 휘황찬란한 것 까지는 뭐 그럭저럭...
입구에서 신발을 벗으려고 보니 한켠으로 보이는 주방에서 아주머니들이 연신 열심히 숯불에 돼지갈비를 굽고 있길래
나름 기대도 했단 말이다.

그런데... 일단 들어서면서 듣던 것과는 달리 식당이 무지 넓어진 것을 보고 살짝 걱정이 앞서기 시작하더니,
(확장한 매장비용을 보전하려면 서비스 질+음식 수준이 떨어지는 거야 뭐...)
자리에 앉으면서 옆 자리의 탁자를 보니... 아뿔싸, 내가 잘못와도 한 참 잘못왔구나 싶은 생각만 들기 시작했다.


옆자리에 보이는 건 다름 아니라, 학교나 회사 구내식당에서나 볼 법한 하얀색 플라스틱 식판에 담겨져 나온 반찬 몇 점.
(이게 과연 남도 식당의 그 거나한 반찬들이더란 말인가...)
그리고, 가운데에는 익히 듣던 돼지갈비 양보다 훨씬 적은 양의 고기만 덩그러니. 이러고 1인분에 1만원을 받는단다.
거기다 공기밥 1천원(서울 고깃집에서 밥 시키면 나오는 된장도 아닌 그냥 국 한그릇과 함께),
냉면은 3천원(이건 고기 먹는 사람용으로... 일반 냉면보다 양이 반 정도 된다).
대략 둘이서 먹고 나니 배도 그다지 안 부른데 2만 5천원.
(돼지갈비 2인분+공기밥+물냄연+바가지(?) 기분이 상당히 나빠서 나오는 터라 계산과정에서 천원을 더 냈다는 걸 그 다음 날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식당을 나오면서 이번에도 또 낚였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는 않던 식당.

상한 기분을 추스리려면 재빨리 그 동네를 떠났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늦은지라 결국 담양에서 1박을 하고 그 다음날 새벽같이 고창으로 넘어오고 말았다.
결국 그저 그런 관광지 식당에서 밥 한끼 먹으려고 서울에서 그 먼 곳까지 간 셈이 되어 버렸다.

이번까지 담양을 세 번 가서 한 번도 만족스런 식사를 못했으니 앞으로 담양을 다시 갈 일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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