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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세한 계획 없이 그냥 베이스캠프로 삼을 도시만 고른 후 떠나는 여행은 한 편으론 일정의 자유로움이나 여유가 생겨서 좋긴 하지만, 그 도시에서 당일로 다녀올 만한 일정을 미리 정하지 않으면 제대로 못 둘러보고 오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한다. 오늘 올리는 비스바덴(Wiesbaden)과 마인츠(Mainz)방문이 그러했다.


  독일을 여행하는 동안 베이스캠프로 선택한 도시와 그 도시에서 당일로 방문하는 도시들은 유피디님의 블로그(http://reisende.tistory.com) 에 있는 도시 소개글들을 참고했는데, 오늘 선택한 비스바덴(Wiesbaden)도 그렇게 선택한 도시였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S-Bahn으로 45~55분, 지역 열차의 한 종류인 VIA를 타면 35분 정도가 소요되는 이 도시는 프랑크푸르트가 있는 헤센주의 주도(州都)이면서, 아주 오래된 독일의 온천도시라고 했다.  유럽여행 카페들에서 검색해보면 다들 꽤 방문하는 도시인 듯 한데, 내가 방문한 날에는 공교롭게도 일본인도, 중국인도 하나 없었다.  두 번째 여행이었던 2014년에는 그런 일은 거의 없었지만, 혼자서 처음 여행을 떠난 2013년만 하더라도 괜히 주눅이 들기 일쑤였는데, 동양인 하나 없는 동네에서 어슬렁거릴려니 다들 나만 쳐다보는 듯 하고 해서 주눅이 들었었다.


<비스바덴(Wiesbaden) 지도>


비스바덴 역에서 내려서 루이제 광장으로 가는 길은 주택가 사이에 만들어진 길다란 공원길인데, 정말 좋은 산책코스이다. 이 길을 걷다보면 아, 이 동네는 온천이 많다더니 휴양도시인가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주택가 사이로 난 공원의 가로수 낙옆들은 깊어가는 가을을 느끼게 해 주었다.

<가을이 깊어가던 공원>



비스바덴에서 첫번째로 만나는 광장인 루이제 광장(Luisenplatz)는 잘 가꾸어진 광장이다. 주변에 조각상들도 멋지고 깨끗하고 조용하다. 광장 끝에 보이는 성 보나파티우스 교회는 2개의 고딕양식 첨탑이 멋진 건물인데, 2차대전 때 심하게 파괴되었다가 복구된 비스바덴에서 가장 큰 카톨릭 성당이라고 한다.


<루이제 광장의 오벨리스크와 성 보나파티우스 교회>



<성 보니파티우스 교회>



루이제 광장을 지나 마르크트 광장으로 가다보면 시청사와 마르크트교회의 첨탑이 먼저 눈에 띈다. 아래 사진의 가운데 붉은 색 첨탑 건물은 마르크트 교회이고, 왼편의 노르스름한 벽돌 건물은 신시청사 건물이다.



신 시청사는 특이하게 5각형으로 되어 있는 건물인데, 한바퀴 돌면서 보면 위치에 따라 삼각형 혹은 오각형의 건물로 보이는데, 각 면의 느낌이 다르다. 


<마르크트 교회와 신시청사>


<마르크트 교회>


마르크트 광장을 벗어나면서도 찍은 사진이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백업을 잘못한 건지 아무리찾아도 안 나온다. 그래서 이후는 그냥 글로만....ㅠ.ㅠ

시청사와 마르크트 광장을 지나 구시가지인 마르크트 거리로 들어서면 베커원천(Becks am Bäckerbrunnen)을 볼 수 있다. 건물 1층 구석에 위치하고 있어서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못찾겠으면 그냥 지나쳐도 좋다. 어차피 원천(原泉)다운 원천인 코흐원천(Kochbrunnen)이 조금만 더 가면 나오니 거기서 원천을 구경해도 된다. 코흐 원천을 가기 전에 나오는 카이저 프리드리히 온천은 비스바덴에 방문한다면 꼭 한 번 들러야 하는 곳이라고 하던데, 혼자서는 아무래도 좀 그래서 패스~

비스바덴의 또 다른 자랑이라고 하는 쿠어하우스에 도착했는데, 갬블은 아~주 예전 갔었던 모나코의 카지노와 그 몇 해 뒤 방문했던 라스베가스 카지노의 슬롯머신의 안 좋은 기억들 덕분에 그냥 외관만 보고 지나쳤다.

  이래저래 심신이 급 피곤해져서 일찌감치 숙소로 가려고 역에 들어섰는데, 아직 기차 시간이 좀 있다. 출출해진 위장을 달래기 위해 둘러보는데, 동양인을 보기 힘든 이 도시에 중국식당이 있다. 볶음밥 하나 시켜서 먹으니 그래도 쌀이라고 반갑다.



허겁지겁 허기를 면하고 기차에 올라탔는데, 이대로 숙소로 돌아가기에는 뭔가 좀 아쉽다. 가까운 마인츠(Mainz)를 들렀다 가기로 하고, 다시 유피디님의 블로그의 마인츠 부분을 열심히 탐독한다. Mainz 역에서 내려서 Mainz Römisches Theater 역까지 가는 동선으로 추천되어 있길래, 나중에 다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 편하게 갈 속셈으로 Mainz Römisches Theater에 내렸는데, 뭔가 좀 휑~하다. 나는 단지 독일 3대 성당 중 하나라는 마인츠 돔(Mainzer Dom)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라고 생각하며... 길을 걸어~ 걸어~ 걸어~ 겨우 마인츠 돔(Mainzer Dom)이 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Mainz Markt 광장의 건물들>



마인츠는 활자 설계, 활자 대량 생산 기술을 유럽에 전파한 구텐부르크가 테어난 도시라고 한다. 물론, 그가 실제로 금속활자 인쇄판을 발명한 곳은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였지만, 인쇄소를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활자 인쇄판을 이용한 성서를 인쇄하기 시작한 곳은 마인츠라고 한다. 잠시 구텐베르크의 일생에 대한 위키백과의 글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다.

영국 엑슬리에서 만든 구텐베르크 전기에 의하면, 구텐베르크는 1397년 아니면 1398년에 마인츠에 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다. 그의 집안은 하급 귀족으로 마인츠를 지배하는 대주교 밑에서 돈을 찍어내는 금속 세공 관리로 일했기 때문에, 구텐베르크는 주물, 압축 등의 금속 세공 기술과 지식을 익혔다. 당시 유럽에서는 교회와 세속 권력 간의 해게모니 다툼이 있었는데, 다툼에서 지면 추방되었다. 프리드리히 3세의 마인츠 입성 후, 구텐베르크의 부친도 시민들에 의해 추방되어 슈트라스부르크에 망명하였다.(1411년) 1428년 부친이 세상을 떠나자 슈트라스부르크로 이사하여 살았는데 전기 작가들은 그의 직업을 상인, 장인 등으로 추정한다. 다시 금속 활자를 연구하기 시작하였고 1444년경 귀향하였다. 1450년 인쇄소를 설치하고, 고딕 활자를 사용하여 최초로 36행의 라틴어 성서, 즉 <구텐베르크 성서>를 인쇄하였다. 1453년경 다시 보다 작고 발전된 활자로 개량한 후, 2회에 걸쳐 42행의 구약 성서를 인쇄하였는데, 이 책에서 나타난 우수한 인쇄 품질로 그는 호평을 받았으며 이것은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출처 : 위키백과>>


시간은 그리 늦은편은 아니었지만, 이번 여행에서 박물관은 그다지 땡기지 않았으므로 외관만 둘러보고 일단 지나치는 걸로 결정했다. 마인츠 대성당 역시 관람은 포기.... 하루에 걸어 다니는 거리가 너무 길어지니 체력이 바닥이 되면 의욕도 함께 바닥을 찍는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면서.


<구텐베르크 박물관>





<마인츠 대성당 앞의 주교상>



<마인츠 대성당>


지금 생각해보니 이 두 도시는 제대로 보지 못해서 정말 아쉽다. 주교의 박물관 같은 곳은 프라하에서 두어 군데를 들렀더니 더 이상 관심이 없어서 안 둘러보긴 했지만, 그래도 유서깊은 도시마다 하나씩은 있는 박물관 중 하나 쯤은 둘러봤어야 하는데....

다음 번 프랑크푸르트행에는 날씨 좋은 날로 골라서 다시 제대로 둘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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