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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교 개혁의 불씨를 당긴 마틴 루터(Martin Luther), 북유럽 신화가 담겨 있는 서사시 니벨룽의 노래(Nibelungenlied), 그리고 달콤한 아이스와인으로 유명한 파란색 에티켓의 블루 넌(Blue Nun) 이 세 가지를 모두 가지고도 스토리텔링을 하지 못해서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도시가 있다. 그 도시가 바로 오늘 소개할 보름스(Worms)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30분, ICE나 지역열차 RE를 타고 중간에 한 번 갈아타면 도착하는 보름스(Worms)는 도착하면 뭔가 좀 휑~하다는 인상을 먼저 받게 된다. 포스팅을 하면서도 보름스가 원래 동독 지역의 도시였는지 다시 확인해 봤을 정도니....


보름스(Worms) 관광정보

http://www.worms.de/de/tourismus/tourist-info/broschueren.php#anchor_f43671fe_brochures-in-English


보름스(Worms) 지도

보름스(Worms) 관광사무소 제공 지도 : http://www.worms.de/de-wAssets/docs/tourismus/broschueren/englisch/flyer_2Jahrtausende_e.pdf

필자가 다녔던 경로



  보름스(Worms) 역은 고풍스런 모습을 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을 나와서 가장 먼저 만날 수 있는 곳은 마틴 루터 기념비(Lutherdenkmal)이다. 마틴 루터를 중심으로 유럽의 종교 개혁가들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루터 기념비 도해>


  루터 기념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종교개혁 기념물이라고 하는데, 9개의 동상과 동상 주위 담에 새겨진 8개의 초상화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가운제의 동상이 마틴 루터(Martin Luther)이며, 그 외 각각의 동상들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첨부한다.

 먼저 루터 동상 아래에 앉아 있는 네 사람은

  - Hus : 체코의 종교개혁가인 Jan Hus

  - Wycliffe : 영국의 신학자인 John Wycliff

  - Waldo : 프랑스의 종교개혁가인 Petrus Waldus

  - Savonarola : 이탈리아의 종교개혁가인 Girolamo Savonarola


 마틴 루터의 왼편부터 동상들을 차례로 보면,

   - Phillip of Hesse헤센(Hesse)의 영주였던 필립공작

   - Magdeburg : 30년 전쟁에 패해서 파괴되어 슬퍼하는 프로테스탄트 도시 마그데부르그(Magdeburg)의 시민을 상징하는 동상

   - Melanchton : 프로테스탄트 최초의 신앙고백인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알 발표한 신학자인 Philipp Melanchthon

   - Speyer : 1526년 최초로 프로테스탄트라는 이름을 선포한 슈파이어 제국의회를 상징하는 동상

   - Reuchlin : 독일의 인문학자로 유대인을 강제로 그리스도교로 개종시키는 것에 대해 반대했던 Johannes Reuchlin

   - Augsburg : 1555년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맺어진 황제와 프로테스탄트 제후간의 협약(The Peace of Augsburg)을 기리는 동상

   - Frederik the Wise : '붉은 수염'이라는 별명을 가진 신성로마 제국의 황제 Friedrich 1세. 마틴 루터와 프로테스탄티즘의 가장 강력한 지지자 중 한 사람이었다.

참고 자료 : 위키백과 독일어판(https://de.wikipedia.org/wiki/Lutherdenkmal_%28Worms%29)

http://www.vanderkrogt.net/statues/object.php?webpage=ST&record=derp073


그냥 관심없이 보면 동상 몇 개가 서 있을 뿐인데, 찾아보면 참 많은 내용이 담겨져 있구나 싶다.


  루터광장(Lutherplatz)을 지나 푸른 잔디밭을 따라 대성당쪽으로 가다 보니 뭔가 특별해보이는 기념물이 눈에 띈다. 당시에는 뭔지 모르고 사진만 찍어 왔는데, 포스팅을 하면서 생각이 나서 앞 쪽 비석에 적혀 있는 MAHNMAL FüR DIE OPFER DES FASCHISMUS의 뜻을 찾아보니 Memorial to the Victims of Fascism, 파시즘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기리는 기념물이었다. 나치에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한 추모비 정도가 될려나... 사소한 것이지만 전범이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나 하고 있는 옆 나라랑은 달라도 뭔가 상당히 다르다.




파시즘 희생자 추모비를 지나 조금만 더 가면 오른편에 보름스 대성당으로 들어가는 쪽문이 있다. 들어가면 보름스 대성당의 뒷쪽 모습을 볼 수 있다.



보름스 대성당 옆에 보면 넓은 정원으로 보이는 평지와 허물어져 가는 오래되어 보이는 담벼락이 보이는데, 이 곳이 보름스 주교의 궁전 터이면서 마틴 루터가 제국의회에서 종교 개혁에 대한 주장을 철회할 것을 강요받았던 그 장소이기도 하다.


정원을 거닐다 보면 군데군데 명판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잘 살펴보면 마틴 루터가 제국의회에 출석해서 서 있었던 자리에 대한 명판도 찾아볼 수 있다. 명판에는 "HIER STAND VOR KAISER UND REICH, MARTIN LUTHER 1521" 이라고 쓰여 있는데, 구글의 힘을 빌려서 번역을 해 보면 Here stood before Emperor and Empire. Martin Luther. 1521 이라는 의미이다.


  원래는 이 곳의 주교궁도 다른 도시의 주교궁들 처럼 복원이 되었어야겠으나, 죽궁이 1689년 경에 화재로 소실된 이후 18세기에 바로크양식으로 재건되었다가 다시 1794년에 파괴되었다고 한다. 이후 1884년에 코르넬리우스 폰 하일(Cornelius von Heyl)이라는 귀족이 정원이 딸린 자신의 궁전을 지었는데, 그 건물이 바로 오늘날에 미술관으로 사용되고 있는 하일스호프 미술관(Kunsthaus Heylshof)이다. 이 정원은 하일스호프 미술관에 딸려 있는 정원인 것이다. 복원하기에는 하일스호프 궁전과 정원도 또 하나의 유적이기에, 대신 그 자리가 어떤 자리였는지 바닥에 간단히 표시를 한 것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도 종로쪽을 걷다 보면 조선시대의 관청이 있던 자리라는 비석 하나만 있는 경우를 만날 수 있는 것 처럼.


하일스호프(Heylshof) 정원을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 다시 보름스 대성당(Dom St.Peter)으로 향한다.

외벽은 투박하고 견고한 모습인데, 내부의 엄숙하고 경건한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름스 대성당(Dom St. Peter)>



<보름스 대성당(Dom St. Peter)>



<보름스 대성당(Dom St. Peter)>



<보름스 대성당(Dom St. Peter)>



<보름스 대성당(Dom St. Peter)>



  대성당을 나와 마르크트 광장으로 가면 시청사(Rathaus)가 있다.  평범해 보이는 건물이지만 건물위의 천문 시계가 특색있다.

  시청사는 마르크트 광장측에서 보는 건물 모양과 반대편 헤센 거리에서 보는 모양이 다르다. 그래도 뭐... 내부를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니 그다지 볼거리는 아니다. 어차피 니벨룽엔 박물관(Nibelungen-Museum) 가는 길에 있어서....

<시청사(Rathaus)>



시청사를 지나 페터거리(Peterstrasse)를 따라 역 반대 방향으로 걸어 내려가다보면 니벨룽엔 박물관이 있는 옛 성벽이 나온다.

<옛 성벽>


오른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니벨룽엔 박물관(Nibelungen-Museum)이 나온다. 옛 성벽 바로 아래에 컨테이너 모양의 이 건물이 박물관 입구인데, 박물관은 옛 성벽과 탑을 이용하여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필자는 내부에 입장하지는 않아서...)

<니벨룽엔 박물관(Nibelungenmuseum)


<옛 성벽과 탑>



성벽 너머에 있는 공원에 앉아 옛 성벽과 탑을 보니 아이들이 성벽을 따라 이동하는 것이 보인다. 학교에서 단체로 박물관 견학을 나온듯하다. 유럽의 박물관과 미술관을 다녀보면 단체로 나와서 현장 수업을 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정말 부러운 교육환경이다. 

잠시 쉬었으니 이제 시내에서 약간 떨어진 블루 넌(Blue Nun) 와인의 고향인 성모 교회(Liebfrauenkirche)로 향한다.

성모 교회(Liebfrauenkirche) 가는 길에 있는 성 바울교회(Paulskirche)는 1002년부터 지어진 오래된 교회로 작은 규모에 비해 화려한 정문과 내부가 인상적이다.

<Paulskirche>

 

<Paulskirche 정문>

 

 

<Paulskirche 내부>


성 바울교회(Paulskirche)를 지나면 라시하우스(Raschi-Haus)와 시나고그를 지나게 되는데, 따로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라시 하우스(Raschi-Haus)는 11세기의 유명한 탈무드 학자 라시(Raschi)의 이름을 딴 건물로 8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건물인데, 그 긴 시간동안 유태인 사교의 공간으로, 예식장으로, 학교로, 병원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유태인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고(https://de.wikipedia.org/wiki/Raschi-Haus)

 

라시하우스와 시나고그를 지나면 길 건녀편에 독일 슈퍼마켓 체인인 LiDi를 볼 수 있다. LiDi 옆 공터같은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성모교회(Liebfraunkirche)가 나오는데, 인적이 드문 주택가여서인지 낯선 동양인을 경계하는 표정들이 너무 역력해서 부담스러웠다. 시나고그에서 거의 15분을 걸어야 하므로 굳이 가 볼 필요는 없다.

어쨌든, 난관(?)을 극복하고 도착한 성모교회(Liebfraunkirche)에 들어갔지만 안 쪽은 잠겨있었다. 입구에서 제단만 보고 나올 수 밖에...

<성모교회(Liebfraunkirche)>

 

교회 옆은 온통 포도밭이다. 내가 방문했을 때가 9월 25일이었는데도 아직 포도를 수확하지 않아서인지 단내가 사방에 진동했다. 이 포도원에서 나온 와인이 Liebfrauenmilch인데, 영어로는 Beloved Lady's milk 인데, 여기서 Lady는 성모 마리아를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이 Liebfrauenmilch가 영국과 미국에 수출이 되면서 얻은 상표가 Blue Nun이라고 한다.

참고 : https://en.wikipedia.org/wiki/Liebfraumilch

 

 

성모교회를 나와 다시 역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루트비히 광장을 들러서 가는 길을 선택했다.

루트비히 광장은 헤센(Hesse)의 대공이었던 루트비히 4세(Großherzog Ludwig den IV)와 관련된 기념물이 있는 광장이다. 광장의 중앙에 있는 기념비와 기념비 뒤쪽 한 켠에 세워진 보병연대 기념비가 그것인데, 이 곳이 루트비히 광장으로 불리는 이유는 보불전쟁에서 나폴레옹 3세의 군대와 맞서 싸운 업적을 기념하기 위함이라는 듯 하다.

참고 : https://de.wikipedia.org/wiki/Ludwigsdenkmal_(Worms))

 

<루트비히 광장 - 루트비히 기념비와 마르텔교회>



<118 보병연대 기념비>


포스팅을 하면서 자료 조사를 하다보니 보름스(Worms)를 다녀올 때 보다 안내자료도 꽤 만들고, 시 차원에서 관광자원을 개발하려는 듯 하다. 하긴, 지금 생각해보면 성모교회를 제외하고는 볼만한 유적들이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서 조금만 정돈하면 더 훌륭한 관광도시로 태어날 수 있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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