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뮌헨에서 ICE로 30여분, 지역열차인 RE를 타더라도 50분이면 도착하는 곳에 과거의 찬란한 자유도시의 흔적을 가지고 있는 바이에른주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인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가 있다. 세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인구가 30만이 채 안되는 작은 도시이다.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는 도시 그 자체 보다는 구자철, 홍정호,지동원 이렇게 3명의 한국 선수가 소속되어 뛰고 있는 FC 아우크스부르크가 더 잘 알려진 이름이지 아닐까 싶지만.... 필자는 동그란 물체로 하는 운동은 그다지 관심이 없는지라.... 축구 얘기는 패스하도록 하겠다.


  도시의 이름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아우구스투스와 비슷한 이유는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이 도시를 만들면서 본인의 이름을 따서 도시의 이름을 지은데서 유래한다. 황제에 의해 세워진 아우크스부르크는 이후 황제에게 소속된 자유도시로 로마에서 뷔르츠부르크에 이르는 로만틱 가도라는 편리한 교통을 이용한 상업의 중심지로 부유한 도시로 성장하게 되었다.


  상업의 중심지로 성장한 아우크스부르크는 종교적인 측면에서 보면 더욱 중요한 위치에 있게 되는데, 이는 1530년의 제국의회에서 있었던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Augsburger Konfession)과 이로 인해 벌어진 로마 카톨릭교회(구교)와 개신교간의 종교 갈등이 1555년에 열린 제국의회에서 아우크스부르크 화의(The Peace of Augsburg)에 의해 일시 봉합될 때 까지 벌어진 일련의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도시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아우크스부르크 화의(The Peace of Augsburg)는 한 나라의 종교는 황제가 아니라 각지의 제후가 결정한다는 내용으로, 이 화의를 통해 최초로 개신교는 정식으로 신앙의 자유를 인정받았다. 이로써 개신교회는 일단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게 되었고, 개신교와 로마 가톨릭교회(구교)의 싸움은 끝났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지방 영주제(領主制)의 승리로, 종교적 관용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추후 30년 전쟁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최초의 국제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볼만한 대표적인 것은 대성당(Augusburger Dom), 시청사(Augusburger Rathaus)와 시청사 내에 있는 황금의 방(Goldener saal), 그리고 레흐지구(Lech)와 푸거라이(Fuggerei) 정도가 되는데, 도시의 규모가 다른 독일 도시들에 비해 큰데다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서 푸거라이는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도시정보

아우크스부르크 관광사무소 : http://www.augsburg-tourismus.de/

아우크스부르크 브로셔 : http://www.augsburg-tourismus.de/tl_files/augsburg_tourismus/broschueren/pdf/augsburg-sights_en.pdf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 지도

지도에 표시된 경로는 필자가 돌아다녔던 곳이다. 참고용으로만 사용하기 바란다.

노란색으로 표시된 지역은 600년 전에 만들어져 아직까지도 그 당시의 규칙으로 운영되는 빈민구제시설인 푸거라이(Fuggerei) 지역이다.

필자는 다녀오지 않았지만, 일단 지도에 표시는 해 두었다.



아우크스부르크 역(Augsburg Hbf)을 나와서 바로 대성당과 레지덴츠 정원이 있는 쪽으로 갈 수도 있지만, 일단 시내를 지나가고 싶어서 직진을 했다. 역시 역에서 나와서는 앞에 뻗은 길로 직진을 해 줘야 여행의 제 맛이 난다. 곧은 길로 내려가다 트램과 차들이 지나는 첫 번째 횡단보도를 건너면 광장이 하나 나오는데, 이 광장이 Königsplatz이다. 굳이 번역하자면 King's Square 정도 될 듯 하다. 

<Königsplatz>



Königsplatz에서 레지덴츠 쪽으로 방향을 잡아서 가다보면 왼편에 아우크스부르크의 상설시장인 Stadtmarkt가 나온다. 진열대를 보고 있자니 비엔나의 나슈마르크트(Naschmarkt)가 생각나지만, 조용한 소도시라 그런지 나슈마르크트의 복잡복잡한 분위기는 정 반대인 고즈넉한 느낌이다.

<Stadtmarkt>



주교의 궁전(Bischöflische Residenz)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신앙고백이 있었던 장소인데, 현재는 관청으로 사용되고 있어 내부는 공개되지 않는다. 궁전 안뜰은 상당히 넓은 녹지공간인데, 피곤한 발을 잠시 쉬기에 적당한 장소이다.

<주교의 궁전(Bischöflische Residenz)>



<궁전 안뜰>



궁전 안뜰을 지나면 바로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Augsburger Dom)이 나온다.

대성당을 들어가기 전에 건물터의 흔적과 그 곳에서 나온 잔해를 따로 모아놓은 공간이 있는데, 이 공간은 이 곳에서 출토된 로마시대의 유적을 모아놓은 곳이라고 한다.

<고대 로마시대의 유적>



대성당은 고딕양식의 건축물인데, 다른 곳의 고딕 성당과는 달리 간소한 외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 대성당은 8세기 경에 세워졌다가 이후 개축과 증축을 거쳐 1300년대에 오늘날과 같은 모양으로 확립되었다고 한다. 또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 글라스가 있는 성당이기도 하다.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Augsburger Dom)>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Augsburger Dom)>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Augsburger Dom)>



<아우크스부르크 대성당(Augsburger Dom)>



  대성당을 나와 황금의 방(Goldener Saal)이 있다는 시청사로 향한다. Karolinenstraße를 따라 걷다 보면 Perlach Tower가 먼저 눈에 띈다.시청사보다 먼저 만들어졌다는 이 탑은 탑 위로 올라갈 수도 있는데, 좁고 가파른 체스키 크룸로프 성의 탑 계단과 인스브룩의 시청탑 계단을 경험한 이후론 탑은 안 올라가기로 했기때문에 지나치도록 한다. 탑의 꼭대기 전망대를 즐기지 않는 또다른 이유는 보통 전망대가 있을 정도의 탑이면 도시의 랜드마크인셈인데, 그 랜드마크에 올라가서 랜드마크를 제외한 풍경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전망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Karolinenstraße와 Perlach Tower>



 아우크스부르크 시청사(Rathaus)는 독일의 대표적인 르네상스 건축물이라고 한다. 시청앞은 넓은 광장(Rathausplatz)가 있고, 커피나 맥주 한 잔을 즐기면서 쉴 수 있는 카페가 있긴 했는데, 필자가 방문했을 때는 광장의 타일 보수공사가 한창이라 소음으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시청사(Rathaus)>


시청사 안에 들어서면 매표소가 있다. 2015년 현재 오픈시간은 월요일~일요일 10시~18시,  입장료는 2.5유로이다. 자세한 정보는 여기에서 확인 가능하다.

티켓을 구입해서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해서 올라가면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티케팅을 하고 방을 구경하게 되는데, 노~란색의 황금으로 치장된 화려함에 놀라게 된다. 2.6kg 정도의 금이 사용되었다고 하는데, 금박으로 입혀진 화려한 장식 사이사이로 보이는 벽화들도 훌륭하다.

<황금의 방 입구>



<Goldener Saal>



<Goldener Saal>



<Goldener Saal>


시청사를 나와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ianstraße)를 향해 걷다 보면 St. Moritz 교회가 나온다. 성인으로 추앙받았던 기사 St. Moritz의 무덤을 위해 만든 교회라고 하는데, 1층이 상업시설이 있어서인지 세속에 물든 교회처럼 보였다.

<St. Moritzkirche>


모리츠 교회를 지나면 나오는 넓은 대로가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ianstraße)가 나온다. 구시가의 중심에 있는 도로치고는 상당히 넓은 8차선 정도의 도로폭이 인상적이다.

<막시밀리안 거리(Maximilianstraße)>


막시밀리안 거리의 끝에는 교회가 하나 있다. St. Ulrich und Afra 라는 두 성인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교회인데, 개신교와 로마 카톨릭의 화합을 상징하는 교회이다. 하나의 교회 안에 예배당이 두 개, 출입문도 각각 위치해 있다.

<길 끝에 보이는 St. Ulrich und Afra 교회 - 교회보다, 풍경보다 앞서가는 연인이 제일 부러웠다>


때마침 교회는 예배당에서 음악회가 있는지 행사 준비로 한창 바빴다. 시간을 제대로 맞춰 왔더라면 음악회도 볼 수 있었을텐데 아깝다.

교회를 나와 아우크스부르크 옛 성벽 출입문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출입문인 붉은문을 잠시 보러 간다. 주택가 골목을 돌아돌아 헤매다가 보니 붉은 색 군복 상의가 연상되는 탑이 하나 덩그러니 서 있다. 한 쪽엔 현장 수업을 나온 듯한 초등학생들로 북적이고... 성문 통로는 어두컴컴한데다 낙서들만 있어서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붉은 문>


다시 길을 나와 현재까지 남아 있는 중세시대의 또다른 성벽 출입문인 포겔문(Vogeltor)으로 향한다. 포겔문(Vogeltor)은 붉은 문과는 다른 느낌의 벽돌로 된 성문이었는데, 아래의 통로는 현재는 자동차가 지나다니는 길로 사용되고 있었다.

<포겔문(Vogeltor)>


포겔문을 보고 6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빈민구제주택지구인 푸거라이(Fuggerei)를 가려 했으나, 아우크스부르크 구시가지가 생각보다 크다보니 발바닥이 아프기 시작해서 그냥 돌아가기로 한다. 돌아가는 길은 레흐지구를 가로질러 가게 되었는데, 이 레흐지구는 예전 아우크스부르크가 상업의 중심지로 활발할 때에 수공업자들이 살던 지역이라고 한다. 골목 중간 중간에 공예품을 파는 가게들도 있으니 눈요기에 딱이다.

<레흐지구>


도시 구경은 이 쯤 하고 이제 다시 돌아갈 시간.



숙소에 가서 스테이크나 해 먹어야겠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