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고 여름이 되면 대부분의 꽃들은 지고 꽃 구경을 하기 힘든데, 한 여름에도 볼 수 있는 꽃이 있습니다.

빨갛고 노란, 원색의 꽃잎을 뽐내면서도 꽃술이 꽃잎만큼이나 화려한 백일홍(百日紅)이 바로 그 꽃입니다. 백일동안 붉게 피어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는데 원산지는 멕시코에서부터 남미에 분포하고 있던 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정작 구글에서 백일홍으로 검색을 해 보면 위의 사진에 나오는 국화과의 꽃 뿐만 아니라 나무에 핀 꽃도 함께 검색 결과로 나타납니다. 원래의 백일홍은 위에 있는 한해살이 국화과의 꽃이 아닌, 배롱나무의 꽃을 지칭하는 것이어었습니다. 백일홍은 한 번 피운 꽃은 오래도록 유지하는 것에 비해 배롱나무의 꽃은 끊임없이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꽃입니다. 배롱나무 꽃도 국화과의 백일홍만큼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꽃입니다. 


어쨌든 이번 포스팅은 국화과의 1년생 풀인 백일홍에 대한 잡담입니다(비록 중간중간 배롱나무 얘기가 나오기는 하겠지만). 

1년생 화초라서 백일초라고 부르기도 했던 그 꽃입니다.

6월 정도 부터 10월까지 피는 이 꽃은 충분한 공기 순환이 되면서 일조량이 좋고 배수도 잘 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는데, 대략 60~90cm정도(1 ft. ~ 3 ft.)의 키를 가지고 있어서 화분에 키우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18세기의 문인 김이만도 '양화록의 발문'에서 백일홍이 특히 울타리 사이에 있는 식물이어서 화분에 심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하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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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래는 멕시코에서부터 남아메리카의 길가에 아무렇게나 피어 있던 잡초라고 하는데요, Joahnn Gottfried Zinn이라는 독일인 식물학자가 이 꽃을 발견하여, 발견자의 이름을 붙이는 전통에 따라 학명은 1793년에 Zinnia elegans 라고 붙여졌습니다. 이후 이 꽃은 인도, 프랑스, 영국, 미국과 같은 서양 원예가들의 손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파란색을 빼고는 정말 다양한 화려한 색깔의 꽃을 피워내는 것을 보면, 원예가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1802년에 쓰여진 이재위의 물보(物譜)에도 그 내용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1800년 즈음에 관상용으로 길러지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될 정도로 한국에 들어온 지 오래된 화초입니다. 물론, 백일홍나무 혹은 목백일홍이라 부르는 배롱나무꽃은 조선 초기의 재상인 강희안이 세조 때 쓴 '양화소록(養花小錄)'에 나올 정도로 오래된 꽃입긴 합니다만...


 2016년에 국제 우주정거장에 체류 중인 미국인 우주비행사가 처음으로 우주에서 꽃을 피우는데 성공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피운 꽃이 바로 이 백일홍입니다.


예전에는 길을 꽤 자주 볼 수 있던 꽃이었는데, 어느 날인가부터 드문드문 보이는 꽃이 되어 버렸네요. 백일홍의 꽃말인 '인연'처럼 일상생활과 좋은 인연을 이어나갈 수 있으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아는 분 마당에 피어 있던 백일홍 사진 몇 장 더 구경하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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