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꽃

여름이 본격적으로 익어가는 7월이 되면 습지나 공원의 작은 연못에서 볼 수 있는 꽃 중에 수련 睡蓮이 있습니다.

  흔히 수련을 물 위에 떠 있는 연꽃이라서 수련(水蓮) 이라고 부른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만, 밤에 잠을 자는 연꽃이라는 의미로 잠잘 수(睡)를 쓰는 수련(睡蓮)이라고 지어졌습니다. 해가 지면 꽃잎이 오므라들었다가 아침에 해가 뜨면 꽃잎이 열리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스님들은 수련꽃이 아침에 열렸다 해가 지면 오므라드는 수련의 특성을 이용해서 해가 지기 전에 수련꽃에 찻잎을 넣어 두었다 아침에 꺼내어 수련차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차(茶)는 밤새워 수련꽃이 머금었던 향기가 자연스럽게 더해진 신비한 향의 차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수련의 특징

  수련은 수련과에 속하는, 늪이나 연못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물풀을 말합니다. 연못이나 늪의 진흙 속에 뿌리와 땅속줄기가 있으며 여기서 긴 잎자루를 가진 잎이 나서 잎몸만 물 위에 뜹니다. 보통 6~9월에 꽃줄기 끝에 꽃이 한 송이씩 피는데, 대게 3~4일간씩 피었다 졌다 하고 아침에 피고 오후에는 오므라집니다.

  수련은 한국 중부 이남, 일본, 시베리아, 유럽 동부, 북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에 자생하던 식물이었으나, 지금은 야생종을 보기 힘들고 대부분 원예 품종이라고 합니다.

  흔히 수련과 연꽃은 비슷한 종류의 수생식물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수련과 연꽃의 가장 큰 차이는 땅속줄기에서 줄기가 뻗어 올라와 잎몸만 물 위에 떠 있는 것이 수련이고, 연꽃은 물 위로 솟아오른 줄기에서 잎이 나오고 꽃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련의 속명은 Nymphaeae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물의 요정인 님프를 뜻하는 그리스어 'Nymphe'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Water lily라고도 합니다.

  꽃의 색상은 연보랏빛이 가장 흔한데, 그 외에도 흰색, 노란색 등 다양한 색이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에서도 꽃잎이 아침에 해가 뜨면 햇살처럼 퍼지면서 피었다가 해가 지는 저녁에 오므라드는 것이 고대 이집트인들이 숭배했던 태양신과 닮았다고 하여 신성시 여겼는데, 그 중에서도 토지와 생물에 생명을 주는 나일강에서 자라는 하늘색 수련을 귀하게 여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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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에서는 연꽃을 부처님을 상징하는 꽃으로 표현하는데, 불교 경전에서는 수련과 연꽃을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오랫동안 동양에서는 연꽃과 수련을 귀한 꽃으로 여겼던 셈입니다. 그렇지만 수련꽃을 생각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클로드 모네의 수련을 소재로 한 작품들입니다. 이 작품들은 모네가 말년에 머물던 프랑스 파리에서 북서쪽으로 80km 정도 떨어진 파리 근교의 작은 마을인 지베르니(Giverny)에서 그렸는데, 그중에서도 수련 연작이 유명합니다. 유럽 여행 중에 런던에 있는 내셔널 갤러리와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에서도 모네의 수련 작품을 본 적이 있는데, 가장 유명하다는 오랑제리 미술관에 있는 수련 연작을 못 본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수련의 꽃말은 '결백', '담백', '꿈', '신비'라고 합니다. 다른 자료에는 '청순한 마음'이라고도 나와 있네요. 

  항상 생각하는 것이지만 이 꽃말은 누가 언제 어디서 지은 걸까요? 참 궁금합니다.  :-)






연일 불볕 더위가 계속되고 있네요. 

그래도 이제 입추가 지났으니 조금만 더 버티면 선선한 가을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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