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층 버스가 있는 풍경

2018. 3. 1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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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이 끝나갑니다.

  영국 여행 중에 찍은 사진을 보고 있으니 버스를 타고 어디론가 훌쩍 사라지고 싶어집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는데 계속해서 머리 속을 맴돌던 모차르트의 레퀴엠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습니다. 덕분에 하루종일 묘한 기분에 사로잡혀 꼼짝도 할 수 없었습니다. 문득 이대로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면 찾는 사람이 있긴 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박노해 시인의 시 한 편을 첨부합니다.

  

 

여행은 혼자 떠나라

  - 박노해


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

사람들 속에서 문득 내가 사라질 때

난무하는 말들 속에서 말을 잃어 갈 때

달려가도 멈춰서도 앞이 안 보일 때

그대 혼자서 여행을 떠나라


존재감이 사라질까 두려운가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충분한 존재감이다


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

떠날 수 있는 용기가 충분한 존재감이다


여행을 떠날 땐 혼자 떠나라

함께 가도 혼자 떠나라


그러나 돌아올 땐 둘이 손잡고 오라

낯선 길에서 기다려온 또 다른 나를 만나

돌아올 땐 둘이서 손잡고 오라


    - 박노해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p.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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