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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어느 포구><여름, 어느 포구>


페르 귄트(Peer Gynt, Op. 23)

  아침에 틀어 둔 클래식 채널에서 익숙한 멜로디의 성악곡이 흘러나옵니다. 노르웨이의 국민악파 작곡가로 알려진 그리그(Edvard Grieg)가 작곡한 페르 귄트 모음곡에 실려 있는 '솔베이지의 노래(Solveig's Song)'입니다.


  희곡 '인형의 집'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극작가 헨리크 입센은 1867년에 레제드라마(Lesedrama : 상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희곡, 연극성보다 문학성에 더 중점을 둔 작품)로 '페르 귄트'를 집필합니다. 이 희곡은 5막 38장으로 이루어진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며 놀기 좋아하는 바람둥이인 페르 귄트라는 남자 주인공과 그를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아내 솔베이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입센은 이 '페르 귄트'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 없었으나, 무대용으로 내용을 보완한 뒤 1874년에 무대에 올리기 위해 '극음악'의 작곡을 그리그에게 의뢰합니다. 지금 시대로 보면 영화에서 사용하는 사운드트랙의 작곡을 맡긴 셈이겠네요. 그리그는 처음에는 본인의 작곡 성향과 맞지 않는다고 거절했다가 결국 수락하고 1875년에야 완성하게 되는데, 이때 작곡한 곡이 27개의 곡으로 구성된 '페르 귄트(Peer Gynt, Op. 23)'입니다. 


페르귄트 모음곡 1번, 2번(Peer Gynt Suite No.1 Op. 46, Peer Gynt Suite No.2 Op.55)

  페르 귄트(Peer Gynt)를 발표한 몇 년 뒤, 그리그는 여기서 마음에 드는 4곡씩을 추려서 페르 귄트 모음곡 1번(Op. 46)과 페르 귄트 모음곡 2번(Op. 55)으로 발표하는데, 후에 이 페르 귄트 모음곡이 그리그의 대표 작품이 됩니다. 오늘 소개한 솔베이지의 노래는 이 중 모음곡 2번의 4번째로 수록된 곡입니다.

  솔베이지의 노래는 세상의 모든 쾌락을 쫓아 평생을 미혹에 빠져 방황을 거듭하다 늙고 지친 페르 귄트가 천신만고 끝에 고향의 오두막으로 돌아오는데, 그때까지 그를 기다리고 있던 백발의 솔베이지가 불러주는 자장가를 들으며 솔베이지의 품 속에서 마침내 죽음을 맞이합니다. 페르 귄트가 숨을 거두는 장면 뿐 아니라 극 중간 중간에 페르 귄트가 속을 썩여서 솔베이지가 혼자 외로워하며 걱정하는 상황에서 솔베이지의 테마로 나오는 곡입니다. 멜로디는 구슬프면서도 평온하지만, 한편으로 쓸쓸한 느낌이 드는 아름답습니다.

  처음에 링크한 솔베이지의 노래는 Sissel Kyrkjebø(시셸 슈샤바)라는 노르웨이 출신의 크로스오버 가수가 부른 버전입니다. 아주 평온하고 차분한 음색이 마음에 끌립니다.

  아래 링크하는 솔베이지의 노래는 세계적인 소프라노인 바바라 헨드릭스(Barbara Hendricks)가 부른 버전입니다.


  오이빈 피엘스타트(Oivin Fjeldstad)가 지휘하고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버전입니다. 피엘스타트는 노르웨이 오슬로 태생의 명지휘자로 가장 북유럽적인 연주라는 평을 듣는 음반입니다.


  카라얀이 지휘하고 베를린 필하모닉이 연주한 관현악 버전도 명연주로 꼽힙니다.


  며칠째 열대야가 계속되니 몸도 마음도 지치는 월요일입니다. 남은 월요일 마무리 잘 하시고 활기찬 한 주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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