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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동쪽 끝자락, 체코의 국경 근처에 있는 오래된 도시인 파사우(Passau)에 가게된 것은 순전히 비 때문이었다.

원래 계획은 비엔나에서 당일로 멜크 수도원(Melk)을 다녀오려 했으나, 아침부터 주륵주륵 내리기 시작한 비가 하루종일 내린다는 예보에 고르고 고른 도시가 독일의 파사우(Passau)였다.

  파사우(Passau)는 도나우(Donau River), 인(Inn River), 일츠(Ilz River) 이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도시로, 르네상스 양식의 건물들이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도시이다. 독일의 뮌헨에서 2시간 50분,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서도 2시간 50분 정도가 소요되므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에는 가까운 곳은 아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파사우(Passau)로 결정을 한 후, 방으로 돌아와서 간단하게 자료를 챙기고 비엔나 서역에서 기차를 타고 린츠에서 갈아타고 도착했으나..... 국경을 넘는 순간 오스트리아 선불유심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오스트리아 국경까지 2~3km 밖에 안되는 거리인데도 신호가 아예 먹통이 되어 버렸다. 그러고보니 바젤에서 스위스 국경 몇 백미터 너머의 프랑스 도시인 Saint Louise에 잡았던 숙소에서도 스위스 유심이 전혀 안 터졌던 걸 생각해보면 그럴수도 있겠다싶긴 하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간략하게 메모해 놓은 볼거리와 혹시나 싶어 다운받아 두었던 Citymaps2Go 덕분에 지형은 대충 익히면서 다닐 수 있었다는 것 정도일까.


파사우(Passau) 관광정보

파사우 관광사무소 : http://tourism.passau.de/Home.aspx

Things To Do at Passu : http://traveltips.usatoday.com/things-passau-germany-55870.html


파사우(Passau) 지도



Passau 역에서 나와서 상점가가 있는 루드비히 거리를 지나 좀 걷다 보면 첫번째로 들러볼만한 파사우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St. Paul 교회가 나온다. 1050년 이전부터 존재하던 이 교회는 15~16세기에 화재로 소실된 것을 1663년부터 1678년까지의 15년 동안 재건했다고 한다.

<Pfarrkirche St. Paul>



<St. Paul 교회 내부>


교회를 나와 횔골목(Höllgasse)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가게들을 만날 수 있다. 집 현관을 장식할만한 소품을 하나 정도 구입하고 싶었지만, 여행 초반이라....

<횔골목(Höllgasse)의 소품>




<횔골목(Höllgasse)의 소품>



다음으로 갈 곳은 옛 시청사(Altes Rathaus)였는데, 길을 잘못들어서는 바람에 그냥 대성당 앞 광장으로 가 버렸다.(덕분에 원래 동선에 넣었던 시청광장, 옛 시청사, 유리박물관은 빠져버렸다. -_-')

대성당 앞 광장으로 빠지게 된 이유는 독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말 장터 때문이었는데, 광장에 도착하니 늦은 시간이라 파장이 되어서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결국 성당만 볼 수 밖에 없었다. 파사우 대성당(Dom St. Stephan)은 밖에서 보이는 단순한 외관으로는 상상할 수 없는 화려한 내부를 가지고 있는 성당이었다. 천장에 장식된 프레스코화 하며, 화려한 금빛 제단에 웅장한 오르간까지....


<Dom St. Stephan>



<Dom St. Stephan 내부>



<Dom St. Stephan 내부>



<Dom St. Stephan 내부>


대성당 옆에 딸린 주교의 보물관은 유료인데다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항상 지나치는 곳인데, 시간이 되면 한 군데쯤은 들러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프라하의 로레타 성당에서 실컷 구경했던터라 그 이후로는 그다지 흥미가.....

성당을 나와 강 건너편 언덕 위에 있는 Oberhaus로 이동한다. Oberhaus로 가기 위해서는 도나우 강을 건너야 하는데, 다리에 표시된 Donau라는 표지판을 보면서 건너는 길은 귀에 익은 요한 슈트라우스2세의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 덕분인지 뭔가 색다른 기분이다.

<도나우 강 표지판과 Oberhaus>


기분 좋은 건 딱 거기까지.


강을 건너 좁게 나 있는 등산로 계단을 오르기 시작하면 도나우강도, 파사우도, 수도원도, 성채도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다. 8월 말의 날씨에 끝없이 이어진 좁은 등산로 계단은 반갑지 않다 포스팅을 하기 위해 자료를 찾다보니 시청광장(Rathausplatz)에서 출발하는 셔틀이 있단다.(이런 된장....)

그래도 등산로 사이로 보이는 파사우 풍경도 보면서 쉬엄쉬엄 오른다.



그렇게 20여분을 오르니 성벽 너머로 성채가 보인다. 이제 거의 다 왔구나 싶었지만 여기서 5분여를 더 가야한다.

<Oberhaus 오르는 길>




<Oberhaus>




<Oberhaus에서 본 파사우 전경>



유료로 운영하는 박물관 겸 전망대에 따로 올라갈까 하다가 등산로의 여파가 만만치 않아서 그냥 잠시 쉬었다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올때와는 다른 길을 골랐는데, 분명히 더 완만하고 편한 길이라고 설명을 들은 것 같은데 이 길도 경사가 만만치 않다. 경사가 급하긴 해도 숲 속을 걷는 기분이 들어서 과히 나쁘지는 않다. 다만 길이 젖어 있을 경우 미끄러워서 조심은 해야 할 듯.

<Oberhaus에서 내려가는 길>



돌아가는 길에 보니 유람선 선착장이 있다. 오스트리아의 린츠(Linz)까지 5시간, 비엔나(Wien)까지 3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헉...) 이렇게 긴 시간이 필요한 코스 외에도 여러가지 코스가 있는데, "Three River" Sightseeing Boat Tour 같은 45분짜리 코스도 있으니 시간을 내서 한 번쯤 강바람을 맞으면서 여유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도나우강 유람선의 코스와 요금은 여기서 확인가능하다. http://www.donauschiffahrt.de/en/cruises-prices/daycruises/passau.html



이제 "세물머리"인 도나우(Donau), 인(Inn), 일츠(Ilz)의 세 강이 만나는 곳인 드라이플뤼세에크(Dreiflüsseeck)에 가기로 한다. 지명을 그대로 번역해보면 Three rivers edge - 세 강의 모퉁이 정도가 되겠다.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지명 하나는 참 정직하게(!) 만든다.

<Dreiflüsseeck 공원>



Dreiflüsseeck 공원을 지나 인강(Inn River)쪽 강변을 걷다 보면 강변에 웬 탑이 한 서 있다. 이 탑의 이름은 샤이블링탑(Schaiblingsturm)이라고 하는데, 중세 파사우의 도시 성벽이 있던 흔적이라고 한다. 탑 중간에는 2013년 유럽 홍수의 흔적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아직 볼 건 더 많이 남았지만, 숙소가 있는 비엔나까지 3시간을 가야하니 이제 슬슬 떠나야 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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