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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눈

겨울의 끝에, 시 한 편

  눈 내리는 날에 찍은 사진을 정리하다 가네코 미스즈 金子みすゞ의 시 '쌓인 눈 積もった雪'이라는 시가 생각이 났습니다. 가네코 미스즈는 1900년 초에 활동하던 시인으로 27살에 요절하기까지 500여편의 동시를 썼던 시인입니다. 2018년에 방송했던 '효리네 민박'에서 이효리씨도 가네코 미스즈를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합니다.

쌓인 눈 

    - 가네코 미스즈(金子みすゞ)


위의 눈은 

추울 거야

차가운 달님이 비추어 주니


밑의 눈은 

무거울 거야

몇 백 명이 지나고 있으니


가운데 눈은 

쓸쓸할 거야

하늘도 땅도 볼 수 없으니

  가네코 미스즈의 작품들은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1966년에 우연히 대여문고를 읽은 시인 야자키 세츠오에 의해 발견되어 유고집이 발굴되기 시작해서 1984년에 다시 세상에 나오게 됩니다. 시집이 재출간된 다음 해인 1985년에 오늘 소개하는 시 '쌓인 눈 積もった雪'과 '大漁'가 동경대 국어 입시문제로 출제되면서 더욱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그 후에 초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녀의 시 '나와 작은 새와 함께 わたしと小鳥とすずと'가 채택되고, 탄생 100주년이 되던 2003년에 생가터가 있던 야마구치현 나가토에 기념관을 개관하였습니다.

積もった雪

    - 金子みすゞ


上の雪

さむかろな。

つめたい月がさしてゐて。


下の雪

重かろな。

何百人ものせてゐて。


中の雪

さみしかろな。

空も地面(じべた)もみえないで。


Snow Drift

    - Misuzu Kaneko


Top layer of snow

looks cold

beaming with cold moon light.


Bottom layer of snow

looks heavy

carrying millions of people.


Middle layer of snow

looks so sad

cannot see the sky

or the 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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