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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연꽃

  수련을 보러 가다 보면 가끔 수련처럼 꽃잎이 뾰족하지도 않은데, 수련처럼 아주 작은 노란색의 꽃들이 물 위로 고개를 내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꼭 노란 추파춥스가 물 위로 나와 있는 것 같은 이 노란색의 꽃들은 개연꽃이라고 부르는 종류입니다. 개연꽃은 주로 얕은 습지나 연못에서 자생하는 수련과의 다년생 수생식물입니다.

  일반적으로 "개"라는 이름이 들어가면 원래의 종보다 못하다는 의미입니다. 이 개연꽃도 수련이나 연꽃보다 크기도 작고 세력도 그렇게 강하지 않아서 붙여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도 개연꽃을 보고 있노라면 연꽃이나 수련보다 꽃의 크기는 작지만, 노란색 꽃망울이 그리 못나 보인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개연꽃은 개연꽃, 왜개연꽃, 남개연꽃의 세 종류로 분류합니다. 개연꽃은 잎이 연꽃처럼 물 위로 올라와서 그사이에 꽃대가 올라와서 꽃이 피고, 왜개연꽃은 잎은 수련처럼 물 위에 둥둥 떠 있고, 꽃대만 올라와서 노란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남개연꽃은 왜개연꽃과 같이 잎은 물 위에 둥둥 떠 있고 꽃대만 올라와 노란색 꽃을 피우는데, 꽃술이 왜개연꽃과 달리 붉은색을 띱니다. 

  꽃잎처럼 보이는 것은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고, 진짜 꽃잎은 그 속에 있다고 합니다. 암술과 꽃받침은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수술 아래 가려진 꽃잎은 찾기가 쉽지 않네요.


<남개연꽃 - 부여 궁남지>



<남개연꽃 -전남 무안 백련지>



가시연꽃

  가시연(꽃)은 몇 년 전 부여에 있는 궁남지를 방문했을 때 볼 수 있었던 꽃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열매와 잎에 가시가 있는 수련과의 1년생 초본식물입니다. 한국에서는 전주, 광주, 대구, 창녕, 담양, 강릉 근처의 연못 등에서 자란다고 하는데, 특히 창녕의 우포늪과 강릉의 경포 가시연 습지에서 가장 많이 자생한다고 합니다.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가시연의 학명은 Euryale ferox라고 하는데, 속명 Euryale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괴물을 가리키며, 종소명 ferox는 심한 가시가 있다는 단어입니다. 일본에서는 가시연을 鬼蓮(オニバス 오니바스)라고 부르는데, 모두 가시연의 잎맥과 줄기에 돋아난 가시의 모양을 보고 지어진 이름인 것 같습니다. 
  잎의 지름은 20~120cm 정도 되는데, 큰 것은 200cm가까이 되는 것도 있다고 합니다. 남미의 아마존 지역에 가시연과 비슷한 가시연의 꽃은 '백 년 만에 피는 꽃'이라는 별명이 있는데, 가시연의 특성상 생육환경이 조건에 맞지 않으면 꽃을 피우지 않는데, 특히 씨앗에서 발아하여 처음에 만든 잎이 홍수나 태풍, 혹은 저수지에 물을 채워 수위가 올라가면서 잠기면 그냥 그대로 죽어 버리기 때문에 꽃을 보기 힘들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씨앗이 발아할 때도 발아조건이 맞지 않으면 몇 년이고 물 속에서 그대로 있다가, 발아조건이 맞으면 한 번에 싹을 틔우기도 합니다. 실제로 2013년에 경포호에서 40여 년 동안 휴면상태에 있던 가시연 씨앗들이 한꺼번에 싹을 틔워서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시간이 되면 강릉에 있는 가시연 습지에서 가시연 군락을 한번 보고 싶긴 합니다.

  이렇게 보기 힘든 꽃이라 그런지 꽃말도 '그대에게 행운을'이라고 하네요.


<가시연꽃 -부여 궁남지>


<가시연꽃 - 부여 궁남지>



<가시연꽃 -부여 궁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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