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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허스키하고 걸걸한 음색의 민중가요 가수인 안치환씨의 노래 중에 '우리가 어느 별에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정호승 시인의 시에 안치환씨가 곡을 붙인 이 노래는 대학교 4학년 때인 1987년에 노래패 친구의 결혼식 축가로 부르려고 만들었던 노래입니다. 그래서인지 눈물이 날 정도로 따뜻한 멜로디가 가사와 잘 어우러지는 곡입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애타게 그리워하는가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했기에

이토록 아름답게 사랑할 수 있나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우리는 밤마다 별빛으로 빛나는가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흔들어 새벽을 깨우는가

 

꽃은 시들고 해마저 지는데

저문 바닷가에 홀로 어두움 밝히는 그대

 

그대와 나 그대와 나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열지니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열지니

  이 노래는 1993년에 발표한 안치환 3집앨범 'Confession'에서 처음 실렸고, 그 다음해에 나온 앨범 '1+2'와 정호승 시인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으로 2008년에 발표한 9.5집 '정호승을 노래하다'에도 실려 있습니다. '1+2' 앨범에 실린 버전은 장필순씨와의 듀엣곡인데, 개인적으로 안치환씨의 걸걸하고 허스키한 음색이 도드라지는 3집에 실린 버전이 더 좋습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

 

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

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

 

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

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

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

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

 

해 뜨기 전에

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

저문 바닷가에 홀로

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

 

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

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

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

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 정호승 시집 <서울의 예수>(1982)

 

KBS에서 방송하는 '불후의 명곡 전설을 노래하다'라는 프로그램에서 2015년 11월에 안치환 편을 방송한 적이 있는데, 그 때 투빅(2BIC)이라는 듀엣이 부른 적도 있네요. (딱히 제 취향은 아닙니다만.....)

  마음에 위안이 되는 노래는 사람마다 다르고 상황마다 다르겠지만, 요며칠 유난히 이 노래가 생각이 났습니다. 

  '해뜨기 전에 새벽을 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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