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떠난 유럽 - 무계획 런던 10일 #3 - 영국박물관에는 영국이 없더라
런던에 가면 꼭 들러고 싶었던 곳이 영국 박물관(The British Museum)과 내셔널 갤러리.
그 중 어릴때부터 수 없이 들었던 영국박물관에는 어마어마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던 그 박물관, 두근거리는 심정으로 도착한 박물관의 정경은 그리스의 신전을 연상케하는 외관이었다.
<The British Museum의 정면>
<Great Court 전경>
간단한 소지품 검사를 하고 들어서니 Great Court라고 불리는 박물관 중앙홀이 나온다. Great Court는 예전 영국 국립 도서관 자리라고 하며, 이곳을 덮고 있는 유리 천정은 유럽 최대의 규모라고 한다.
방대한 자료를 둘러 보기 위해서는 지도가 필수. 한쪽에 있는 안내데스크에서 지도를 얻을 수 있고, 성인은 £5.00, 학생은 £4.50 에 오디오가이드를 빌릴 수 있다. 오디오 가이드는 방문한 3일 중 이틀동안 빌렸는데, 한 번은 한국어가이드로, 한 번은 영어 가이드로 빌렸다. 한국어 가이드가 있어서 참 반가웠는데, 200점 정도의 전시물에만 적용되고 나머지는 영어만 지원하고 있어서 아쉬워서 영어로 다시 관람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 격언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박물관이과 미술관이라고 생각한다. 건물 외관만 둘러보고 간다면 크게 상관없겠지만, 내부 전시실 관람을 할 생각이 있다면 꼭 오디오가이드를 빌려서 관람을 하기를 권하고 싶다. 아니면 당일 가이드투어라도...
이 먼 곳까지 와서 오디오가이드 대여료가 아깝다고 그냥 휘휘 둘러보고 가는 배낭족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참 안타깝더라.
<영국 박물관 Floor map- 3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른 나라의 박물관 방문은 20여년 전 싱가폴에서 잠시 들러봤던 박물관 이후로는 처음이라 처음 이집트관 전시실을 들어 섰을 때, 어마어마한 규모와 자유로운 관람 분위기에 놀랐다. 우리나라 박물관들은 뭔가 경건한 분위기에 전시실의 조명이 어두운 편인데, 영국박물관은 꼭 필요하지 않으면 대부분 자연광이나 밝은 조명으로 전시물을 비춰서 관람이 편안한 편이었다.
흥분된 마음으로 이집트관, 메소포타미아관, 이집트 미라관을 돌았지만, 전시관을 하나하나 지나갈수록 좋다는 마음보다는 기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도대체 자기네 유물은 어디에 두고 전 세계에서 약탈해 온 유물들만 이렇게 자랑스럽게 전시를 해 둔 거야?
특히, 이집트 미라관에 전시된 수많은 미라들, 그 중에서도 Ginger(붉은 머리의 미라)는 충격이었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길래 죽어서까지 편히쉬지 못하고 모욕을 받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에 슬프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관람하면 할 수록 이상했던 점은, 영국에서 출토된 유물이 없다는 점이었다. 굳이 꼽자면 서튼 후 지방에서 출토된 유물인 서튼 후의 헬멧(The Sutton Hoo Helmet)과 부장품 정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
영국이 자랑스러워하는 영국 박물관, 그 박물관에는 영국이 없다. 전시물의 내용으로 보건대, 세계 고대 박물관 정도로 불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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