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겨울사이, 스산한 날씨에 생각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1악장 D단조 (Rachmaninoff Piano Concerto No.3 Op.30)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3번 D단조 Op.30
겨울로 넘어가기 전, 스산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 1악장의 메인 테마가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 요 며칠 비가 내리고 기온이 뚝 떨어지니 문득 1악장의 메인 테마가 생각이 납니다.
앙드레 프레빈 Andre Previn의 지휘에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Vladimir Ashkenazy의 피아노와 런던 심포니가 협연한 연주를 한 번 들어보시죠.
** 원래 첨부했던 영상이 삭제되어서 조성진의 연주로 대체해서 첨부합니다.
위에 링크한 동영상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과 4번이 연속으로 연주되는 동영상입니다. 피아노협주곡 3번과 4번 모두 지난번에 소개한 피아노협주곡 2번과 같이 총 3악장으로 되어 있는데, 악장 단위로 나누지 않고 연결된 동영상입니다. 악장별로 찾아서 듣고 싶다면 아래의 시간을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Piano Concerto No.3 Op.30 in D minor
0:00:00 - I.Allegro ma non tanto0:18:44 - II.Intermezzo-Adagio0:30:53 - III.Finale-Alla breve
Piano Concerto No.4 Op.40 in G minor
0:46:04 - I.Allegro Vivace0:56:05 - II.Largo1:03:02- III.Allegro Vivace
라흐마니노프는 1907년 독일의 드레스덴에서 작곡을 시작해서 순회공연 중간중간에 손을 보고 러시아에서 1909년에 이 협주곡을 완성했습니다. 완성된지 며칠 되지 않아 초연을 위해 미국으로 건너가야 했는데, 연습할 시간이 없어서 미국으로 건너가는 배에서 건반만 있는 휴대용 키보드(Silent Keyboard)로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1909년 11월 28일 발터 담로쉬(Walter Damrosch)가 지휘하는 뉴욕 심포니 소사이어티와의 협연하에 라흐마니노프 본인의 피아노 연주로 뉴욕에서 초연을 하고, 1910년에 구스타프 말러의 지휘로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였습니다. 초기 반응은 그저 그랬는데, 최근에 와서 재평가 되면서 그의 협주곡 중 가장 탁월한 곡으로 손꼽히는 협주곡입니다.
라흐마니노프가 작곡한 4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기교적인 측면에서는 가장 난해하다고 알려진 곡이라서인지 이 곡을 피아니스트이자 친구인 요제프 호프만(Joseph Hoffmann)에게 헌정하였는데, 요제프 호프만은 '나를 위한 곡이 아니다'라며 연주를 시도하지도 않았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아래 영상은 최근에 발매된 음반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아르헤리치의 1982년 연주 실황 영상입니다.
라흐마니노프의 고국 러시아의 깊은 우수와 아름다운 정취를 물씬 느끼게 하는 이 협주곡은 오스트레일리아의 피아니스트 데이빗 헬프갓 David Helfgott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담은 영화 '샤인'(1997)에서 주인공 데이빗이 콩쿠르를 위해 연습하는 곡으로 나오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영화에서 데이빗의 지도교수인 Parkes 교수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미치지 않으면 칠 수 없다'라고 했던 대사가 유명합니다.
Cecil Parkes: Rachmaninov? Are you sure?
David: Kind of. I'm not really sure about anything.
Cecil Parkes: The Rach 3. It's monumental.
David: It's a mountain. The hardest piece you could everest play.
Cecil Parkes: No one's ever been mad enough to attempt the Rach Three.David: Am I mad enough, professor? Am I?
피아노를 연주하시는 분들에게는 3악장의 살인적인 난이도가 가장 인상적이겠만, 저는 1악장의 현악기의 연주 바로 다음에 피아노 첫번째 주제를 제시하고 그 주제를 피아노에 맞춰 현악기가 연주하는 차분하면서 약간은 우울하면서도 고독한 느낌을 주는 첫번째 주제가 제일 머저 생각납니다.
아래 영상은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7살이던 2011년에 차이코스프키 국제 콩쿠르에서 3위를 할 때의 연주입니다. 17살에 이렇게나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는지 감탄하며 듣는데, 정작 이 곡으로 콩쿠르 3위를 한 조성진은 본인의 연주가 마음에 차지 않아서 한동안 이 곡을 연주할 수 없을 정도로 상심했다고 합니다.
3악장의 살인적인 난이도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3악장의 피아노 독주 부분만 연습한 동영상이 있어서 올려봅니다. 연주자는 우크라이나 출신의 피아니스트 발렌티나 리시차 Valentina Lisitsa입니다.
계절이 바뀔때면 항상 급성 폐렴을 달고 살다가 요 몇년 괜찮나 싶더니 다시 찾아온 걸 보니 이제 정말 겨울로 넘어가나 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지리하게 춥고 긴 겨울이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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