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성 비투스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이야기
성 비투스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지난 사진들을 정리하는 중에 예전 프라하를 여행하면서 성 비투스 대성당에서 찍었던 스테인드 글라스 사진이 눈에 들어옵니다. 1873년부터 건설하기 시작해서 1929년에 완성된 성 비투스 대성당은 카를교가 있는 블타바 강변에서 프라하 성 쪽을 바라보면 제일 눈에 띄는 첨탑을 가지고 있는 건물입니다.
체코는 중세시대부터 유리 공예로 유명했는데, 성당에서 사용하기 위한 스테인드 글라스를 납품하면서 축적된 기술력은 '보헤미안 글라스' 혹은 '보헤미안 크리스탈'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독자적으로 발전하였습니다.
성당 내부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성당이 건설되던 19~20세기에 걸쳐 제작되었는데, 당시 성당 건립위원회는 성당건설을 위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기업이나 개인의 후원을 받아 스테인드 글라스를 작성하였다고 합니다. 후원으로 만들어진 스테인드 글라스는 아래쪽에 후원한 기업의 광고가 들어가 있습니다.
장미 창 - The Creation Rose Window
성 비투스 대성당 입구 바로 위에 커다란 원형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이 있는데, 이 장미모양의 스테인드 글라스 창은 고딕 양식의 성당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형태입니다. 성 비투스 대성당의 장미 창은 The Creation Rose Window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1925년에 만들기 시작해서 2년 뒤인 1927년에 완성된 창으로 약 3만 개가 넘는 조각으로 만들어진 성 비투스 대성당에서 가장 밝은 빛이 들어오는 창입니다.
창에 새겨진 내용은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천지창조를 표현하고 있는데, 바깥쪽의 원은 창세기 1장에 나오는 내용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In the beginning God created the heavens and the earth.
Now the earth was formless and empty, darkness was over the surface of the deep, and the Spirit of God was hovering over the waters.
안쪽의 원은 제일 위쪽이 천사들의 창조를 표현하고, 그 다음부터 시계방향으로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각각의 요일과 그 요일에 창조된 내용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The Schwarzenberg Chapel
1172년부터 프라하에 정착한 귀족가문인 Schwarzenberg의 이름을 딴 스테인드 글라스입니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는 창세기에 나오는 이삭과 관련된 내용을 표현하고 있는데, 특히 자녀를 위한 희생에 관련된 내용으로, 오른편의 내용은 창세기 21장에 나오는 광야로 추방된 하갈의 이야기를 묘사하고 있고 왼편의 내용은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그의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고 했던 내용에 대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아래쪽의 그림은 Schwarzenberg 가문의 여인들이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 기도하는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제일 아래 창 가운데에 Schwarzenberg 가문의 문장을 넣어서 이 가문에서 기증한 스테인드 글라스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The New Archbishop Chapel
성 비투스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 중 가장 유명한 스테인드 글라스인 이 창은 아르누보의 대표작가인 알퐁스 무하(Alfons Mucha)가 1930년에 그린 창입니다. 다른 스테인드 글라스가 성경에 나오는 내용을 묘사한 반면, 이 창은 슬라브 민족에 기독교를 전파한 비잔틴의 선교사였던 성 키릴로스와 성 메토디우스 형제의 일대기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성 키릴로스는 슬라브어에 적합하도록 그리스어와 라틴문자를 변형시켜 키릴 문자의 원형인 '글라골 문자'를 만들어서 성경을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고 알려진 성인입니다.
The High Altar
중앙에 있는 홀에서 남쪽을 향해 있는 이 스테인드 글라스는 프라하의 예술가 Max Svabinsky에 의해 디자인 된 창으로 마지막 심판에 대해 묘사하고 있는 창입니다. 창 중앙에는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 성 아달베르트 St. Adalbert, 사도 요한과 야곱이 그려져 있는 이 창문은 에메랄드 빛이 햇빛 아래 반짝이는 풀밭처럼 반짝입니다. 왼쪽 하단에는 성 비투스 성당 안에 묻힌 체코 왕들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The Thunov Chapel
Thunov Chapel은 시편 126:5 에 나오는 구절인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거두리로다"라는 구절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창문에는 홍수, 우박, 화재, 죽음 그리고 자연재해가 슬픔을 유발하는 요소 들이라고 그려져 있습니다. 창문의 제일 위에는 주시자의 눈이 선명하게 그려져 있고, 이 아래로 각각의 재난에서 도와주는 성인들을 그리고 있습니다.
Chapel of St. Ludmila
성 루드밀라는 보헤미아의 공작인 바츨라프 1세의 할머니로 그녀의 남편과 함께 성 메토디우스에게 세례를 받고 기독교로 개종한 최초의 부부로 보헤미아에 첫 번째 성당을 세웠던 인물입니다. 항상 백성들을 살펴서 칭송받다가 기독교를 싫어하던 왕가의 손에 순교한 체코의 첫 번째 순교자로 체코의 기독교 역사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인물입니다.
이 스테인드 글라스에서는 성 루드밀라, 성령 그리고 열두 사도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다른 스테인드 글라스들과 다르게 오른쪽 벽에 비치는 빛이 더 영롱하게 빛나서 인상적이었던 창문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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