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Rhein)과 모젤(Mosel)이 만나는 곳, 코블렌츠(Koblenz)
알프스에서 시작해서 북해까지 1230km를 흐르는 라인강은 대부분의 시간을 독일을 관통하며 흐른다. 독일을 가로지르는 동안 중간 중간 아레(Aare)강, 넥카(Neckar)강, 란(Lahn)강, 마인(Main)강 등 수많은 지류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 중 필자에게 가장 익숙한 이름이 오늘 포스팅하는 코블렌츠(Koblenz)에서 합류하는 모젤(Mosel)강이다. 물론 모젤(Mosel)이라는 이름은 강 이름보다는 와인 산지로 더 익숙한 이름이었긴 했지만...
모젤(Mosel)과 라인(Rhein)이 만나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고대 로마시대부터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로서의 역할을 위해 세워진 오래된 도시이지만, 지금과 같은 도시의 모습을 제대로 갖춘 것은 17세기 이후라고 한다. 교통 수단이 발달하지 못했던 중세 유럽에서 수로를 이용한 교역로는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이었는데, 코블렌츠도 모젤 강 유역의 와인들과 라인강과 모젤강을 이용한 운수업을 통해 발전해왔다.
뤼데스하임에서 출발하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라인강 중북부 계곡 유람선 코스의 마지막 종점이면서 기차를 이용하면 쾰른에서 1시간 30분, 뒤셀도르프에서 1시간 40분,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어디에서건 당일로 다녀오기에도 좋다.(필자의 경우는 두 번 방문했는데, 두 번 모두 뒤셀도르프에서 다녀왔다.) 기차를 이용할 경우 코블렌츠 중앙역(Koblenz hbf) 보다는 Koblenz Stadtmitte 역이 구시가에서 훨씬 가깝지만, Koblenz stadtmitte 역에 정차하는 기차는 RB 같은 지역 열차만 정차하는 간이역이다.
일부 독일 도시들은 별도의 관광 안내 웹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는데, 코블렌츠도 별도의 관광객용 웹사이트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아직 독일어로만 제공된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이랄까.... 그래도 지도와 도시 안내 같은 일부 브로슈어에는 영어가 제공되고 있다.
코블렌츠(Koblenz) 도시정보
코블렌츠 홈페이지 : http://www.koblenz.de/stadtleben_kultur/koblenz_allgemeine_infos_e.html
코블렌츠 관광안내소 홈페이지(독일어만 제공) : http://www.koblenz-touristik.de/
코블렌츠 브로슈어 : http://www.koblenz-touristik.de/prospekte-und-broschueren.html
코블렌츠(Koblenz) 지도
코블렌츠 지도 pdf 파일은 여기에서 다운 받을 수 있다.
포스팅 하려고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사진들을 찾아보니 코블렌츠는 2번이나 다녀왔는데도 사진이 별로 없다. 처음의 방문은 거의 구시가를 돌아다녔는데도, 사진이 없는 걸 보면 어지간히 사진 찍는 게 귀찮았구나 싶기도 하고...
어쨌든 남아 있는 사진이라도...
코블렌츠 슈타트미떼(Koblenz Stadtmitte)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에 커다란 쇼핑몰이 있고
코블렌츠 구시가의 쇼핑몰 거리 한가운데에 "네개의 탑"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고 해서 구글지도로 Am Plan 2, Koblenz의 주소로 찾아갔더니 탑, 혹은 타워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알고 보니 그냥 네거리에 네 채의 집이 있고, 그 집의 모서리에 튀어 나와 있는 부분을 네 개의 탑이라고 부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독일어로 Vier türme, 영어로 바꾸면 four towers 정도가 되는 셈이니 4개의 탑이 맞긴 하지만 사기당한 기분이 든다.
이 모서리에 튀어나와 있는 부분들은 망루의 역할을 했던 것이라고 하는데, 이 집들은 1608년에 지어졌다가 부서져서 1689-1692년 사이에 다시 지어졌는데 이후 1800년대에 Am Plan 2쪽과 Marktstrasse 2 쪽의 2채는 한층을 더 증축해서 예전 모습과 좀 달라졌다고 한다. 이후 2차 대전때 다른 독일 도시들이 그렇듯 연합군의 폭격에 파괴되었다가 종전 후 1950년에 복구 되었다고 한다.
<4개의 탑>
거리 한 쪽 벽면에 옛날의 4개의 탑을 묘사해 놓은 동판이 있다.
구시가를 걷다 보면 교회의 첨탑이 보이는데, 구시가보다 높은 언덕 위에 있는 성모 교회(Liebfrauenkirche)의 첨탑이다. 독특하게 출입문 바로 위에 마리아 상이 있다. 금박이 입혀진 마리아상이라.... 글쎄....
<성모 성당(Liebfrauenkirche)>
예수이텐 광장에 있는 시청은 의외로 평범하다. 그래도 규모는 꽤 큰 편인데, 시청 뒤편으로 가면 독특한 분수가 있다. 섕겔분수(Schängelbrunnen)라고 하는 심술궂게 생긴 어린 아이가 있는 분수인데, 영어로는 Spitting Boy Fountain 라는 애칭이 붙어 있는 분수이다. 분수 앞 바닥을 보면 물자국이 여기저기 있어서 약간 멀리 서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 침을 뱉어내듯이 물을 뿜어낸다. 가까이서 분수를 구경하던 사람들이 물을 맞으면서 즐거워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섕겔분수(Schängelbrunnen - Spitting Boy Fountain)>
구시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넓은 정원 같은 광장이 나오고, 광장 한 가운데에 독특한 모양의 탑 분수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 탑은 Historiensaeule(History column) 이라고 한다. 오래된 것은 아니고 1992년에 세워진 것으로 코블렌츠의 역사를 표현하고 있는 분수겸 탑이다. 제일 아래부분의 로마시대 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표한한 것이라고 한다.
모젤(Mosel) 강변 쪽으로 나가면 지금은 시립 기록보관소(Stadtarchiv)로 사용되고 있는 옛 성(Alte Burg)가 나오는데, 골목쪽에서 보는 성과 강변에서 보는 성의 높이가 다르다. 강변쪽에서 보는 건물 아래 부분은 로마시대의 성벽의 흔적이라고 한다.
<옛 성(Alte Burg) -아래부분은 로마시대의 성벽흔적>
옛 성(Alte Burg) 바로 앞 강변에 나 있는 석조 다리는 1429년에 지어진 발두인 다리(Balduinbrücke)인데, 지금도 자동차와 사람이 건널 수 있을 정도로 튼튼하게 지어졌다. 물론, 2차대전때 파괴되었다가 종전 후 복구되었다.
<발두인 다리(Balduinbrücke)에서 바라본 모젤 강변과 에렌브라이트 요새>
강변을 따라 한참동안 Deutsches Eck쪽으로 걷다보면 두 개의 첨탑이 있는 교회가 나오는데(뒤에도 두 개의 첨탑이 있어서 총 네 개의 첨탑이 있다), 이 교회가 성 카스토어 성당(Basilika Sankt Kastor)이다. 코블렌츠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836년에 트리어의 대주교에 의해 세워졌지만, 현재의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은 1208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교회 앞 광장에는 분수가 하나 있는데, 나폴레옹의 러시아 침공을 기념하기 위해 1812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성 카스토어 성당(Basilika Sankt Kastor)>
라인 강과 모젤 강이 만나는 Deutsches Eck 근처 라인강변에서 보이는 건너편 절벽 위의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는 고대 로마 시대의 군사기지가 있었던 자리로 추정되는데, 1817~1828년
사이 프랑스군에게 계속해서 코블렌츠가 약탈당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해 현재의 요새의 모습으로 건설된 이후 한 번도 적에게 공격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1차대전이 끝난 후인 1922년에 파괴될 뻔 했으나, 19세기 요새로써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다행히 파괴를 면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강변에서 보던 모습과는 달리 규모가 상당히 큰 편인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동안 봐 왔던 오밀 조밀한 건물들이 들어선 다른 중세의 성이 아니라 지금도 부대가 주둔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통로에 연병장이 있는 근대식 요새이다.
휑~한 풍경을 보고 있자니 케이블카+입장료로 지불한 12유로가 살짝 아깝긴 하다.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내부>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내부>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Festung Ehrenbreitstein)>
케이블카를 다시 타고 내려와 Deutsche Eck로 향한다. 배의 선수 모양인 Duetsches Eck는 영어로 번역하자면 Germany's Corner 정도가 되는데, 굳이 독일 제국을 뜻하는 Duetsches를 붙인 이유는 독일을 통일한 프로이센의 황제 빌헬름 1세의 정부 청사와 군대가 주둔하던 곳이 이 곳 코블렌츠여서라고 한다. 빌헬름 1세의 앞 쪽으로는 깃발들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깃발들은 프로이센이 독일을 통일 할 당시의 독일 공국들의 깃발이라고 한다.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에서 바라 본 Deutsches Eck와 코블렌츠 전경>
<Deutsches Eck 에서 본 모젤 강변-성모교회의 첨탑과 발두인 다리가 보인다>
<Deutsches Eck의 빌헬름 1세 동상>
<독일 공국들의 깃발>
코블렌츠는 두 번이나 간 이유가 첫번째 방문에서 못 갔던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를 오르고 싶어서였는데, 기차에서 졸다가 중앙역에 도착해서 내리면서 멍하게 걷는 사이 소매치기를 당할 뻔 해서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지 않다. 배낭의 지퍼를 열쇠로 잠궈둬서 그나마 다행이었긴 해도, 여행 중에 긴장을 늦추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준 작은 사건이기도 했다. 뭐, 에렌브라이트슈타인 요새도 그다지 감명깊진 않아서 더 아쉽긴 하지만...
다음 여행엔 누군가 옆에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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