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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날 아침

  전날 밤에 눈 예보가 있었던 게 기억나서 아침에 베란다 창을 여니 길 위로 눈이 하얗게 내려앉았습니다. 집 주변을 한 바퀴 돌며 눈 구경을 할까 하다가 집에서 20분이면 갈 수 있는 태릉이 생각이 났습니다. 마침 아직 태릉-강릉 연결된 숲길이 개방되어 있기도 했으니 눈이 녹기 전에 서둘러 짧은 산책을 즐기기엔 더할 나위 없습니다.



태릉

  태릉의 관람 시간인 9시 조금 넘어서 태릉에 들어가니 산책로에 쌓인 눈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태강릉 관리소에서 치워놓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길을 혼자 걸어 들어갑니다.



  눈이 덮여 있는 소나무 사이를 걸어가다 보니 금천교를 지나 홍살문이 보입니다. 햇살이 비추기 시작한 걸 보니 눈이 금방 녹아 없어질 거 같아 마음도 덩달아 급해집니다.


<홍살문과 정자각(丁字閣)>


  태릉 능역을 거닐면서 눈 덮인 풍경을 담아봅니다. 겨울에는 항상 운동하는 사진만 찍어 왔던 터라 이런 사진은 처음입니다.





  문정왕후의 능침에도 눈이 살포시 내려앉았습니다.





  정자각에서 홍살문 쪽을 바라보니 해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꼭 저녁 노을이 지는 것 같은 광경을 보여줍니다.



  비각(碑閣) 쪽에서 바라보는 눈 덮인 정자각도 색다른 느낌입니다.





  강릉까지 연결된 숲길을 갈까 말까 하다가 눈이 생각보다 많이 내린 건 아니어서 다녀오기로 합니다. 숲길에는 아무도 지나가지 않았는지 발자국 하나 없습니다.





  오르막 구간 중간 중간 미끄럽 곳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수월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걷다가 뒤를 돌아보니 제가 지나온 발자국만 보입니다. 제 앞쪽으로는 누구도 지나가지 않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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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도 없는 눈 덮인 숲길을 30분쯤 걷다 보니 강릉 능역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강릉의 정자각에 도착하니 지붕에서 눈이 녹아 떨어지고 있습니다.


<강릉의 정자각>


  강릉의 능침은 이미 눈이 다 녹았네요.


<눈 덮인 강릉의 홍살문과 정자각, 능침>


  다시 숲길을 올라 태릉으로 넘어오니 눈이 많이 녹았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풍경이 보기 좋습니다.



  눈 덮인 소나무 숲이 멋집니다.



  나가는 길은 눈이 녹아서 들어올때랑 색깔이 달라졌네요.



  2017년 겨울 첫 설경을 2시간 정도 돌아보고 집으로 오니 얼굴이 벌겋게 얼었습니다. 급하게 나가느라 목도리나 마스크도 못 챙기고 나갔는데, 그래도 겨울이 오긴 왔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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