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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초(福壽草), 2018년 3월, 경남 함안>


봄이 오기 전에 피는 꽃, 복수초(福壽草)

  한동안 찾아뵙지 못했던 시골에 있는 할머니 산소에 성묘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몇 년 만에 산을 올라서인지 산소까지 가는 길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이리저리 산길을 헤매면서 올라가는데 낙엽 사이에서 노란색의 꽃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성묘 오신 분이 흘린 조화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벌이 꽃을 탐하고 있습니다. 종종 이용하는 스마트폰에 설치된 DAUM앱의 검색 기능 중에 "꽃검색" 기능으로 검색하니 금새 복수초일 확률이 99%라고 알려줍니다.


<다음(DAUM) 꽃검색 결과>



 좀 더 찾아보니 2~4월, 봄이 미처 오기 전부터 비탈진 산기슭 그늘진 곳에서 피는 꽃이라고 합니다. 위의 썸네일에 있는 것 처럼 아직 녹지 않은 눈이나 낙엽 사이로 꽃봉오리가 올라와서 멀리서도 잘 보이는 노란 꽃이 핍니다.

  

복수초의 생태

  복수초는 꽃이 먼저 피는 식물입니다. 2월~4월경 꽃대가 먼저 올라와서 노란 술잔 같은 꽃이 피고, 그 후에 잎과 줄기가 발달해서 30cm 정도까지 자란다고 합니다. 쌓인 눈을 뚫고 나와 꽃이 피면 그 주위가 동그랗게 녹아 구멍이 난다고 얼음새꽃이라도 부릅니다. 복수초(福壽草)는 복(福)과 장수(長壽)를, 또는 부유와 행복을 상징하는 꽃인데, 복수초(福壽草)라는 이름은 일본식 이름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고 하네요.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서둘러 꽃을 피운 다음 종자를 맺고 땅속줄기에 많은 양분을 축적한 후 나뭇잎이 무성하여 햇볕을 가리기 전에 한해살이를 정리하고 땅 속에서 내년을 기다리는 생존 전략을 사용하는 식물입니다.


  보기와는 다르게 독성이 있기 때문에 겨울이 끝날 무렵이나 이른 봄에 산행을 갔다가 노란 꽃을 보고 손을 댔다가 중독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특히 입에 넣을 경우는 산이라는 특성 때문에 중독된 후 해독제를 구하기 힘들어서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한 식물입니다.



복수초에 얽힌 얘기들을 찾아보다 보니 왜인지는 모르게 박노해 시인의 산문집 "오늘은 다르게"에 나오는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그래, 너는 살아라

죄 깊은 나는 죽고 너는 살아라

나는 깨지고 무너지고 쓰러졌지만

어미 뱃속의 핏덩이처럼 꿈틀대는 너는

살아 있으라, 살아 있으라

    - 박노해 산문집 "오늘은 다르게" 중에서


  주말입니다. 푹 쉬시고 혹여 산에 가시더라도 복수초는 눈으로만 구경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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