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부채 찍으러 나갔다가 더위만 먹었던 날
여름꽃, 범부채
범부채는 중부 이남 섬지방과 해안을 중심으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꽃입니다. 산과 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은 아니고, 공원에 조경용으로 심어놓은 곳에서나 겨우 볼 수 있습니다. 7월 초에 낙원상가에서 운현궁 쪽으로 가다가 길가에 조경용으로 심어놓은 범부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문득 범부채 사진을 몇 장 찍고 싶어서 작년에 봤던 곳을 갔지만 이미 범부채 꽃은 지고 열매가 맺히고 있었지만 그래도 몇 그루 남아 있을까 싶어 땡볕에서 좀 걸었더니 몇 송이 못 찍고 더위만 먹고 돌아왔습니다.
범부채는 보통 50~100㎝ 정도 자라는데, 잎이 부채 모양으로 퍼지면서 자라서 끝에 피는 꽃에는 주황색 바탕에 짙은 반점이 표범의 무늬 같다고 해서 범부채라고 부릅니다. 영어로는 열매의 모양이 검은 구슬 같다고 해서 Blackberry lily, 꽃의 모양이 표범의 반점을 닮았다고 해서 Leopard flower 혹은 Leopard lily라고 부릅니다.
고려 때부터 호의선(虎矣扇)이라고 부르던 것이 『동의보감』에 범부채·범부처로 표기되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밖에 오선(烏扇)·황원(黃遠)·야간(夜干) 등으로도 불린다고 합니다. 학명은 Belamcanda chinensis (L.) DC.이었으나, 2005년의 DNA 염기서열 분석 결과에 범부채속(Belamcanda)의 유일종 범부채(Belamcanda chinensis)는 붓꽃속(Iris)으로 옮겨져 학명이 Iris domestica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7월 말에 범부채가 활짝 피어 있던 게 기억이 나서 7월 마지막 날에 그 자리를 찾았더니 이미 꽃은 다 지고 열매가 생기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이 높아서 꽃들이 거의 2주~한 달 정도 먼저 피고 지는 것 같습니다. 열매는 꽃이 핀 자리 아래에 달린 3cm 정도 되는 크기의 타원형의 부분이 익어서 포도송이처럼 검은색 윤기가 나는 구슬(?)이 생깁니다. 주로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데, 뿌리는 거담, 진해, 소염의 효능이 있으며 몸속의 화기를 풀어내는 작용을 한다고 해서 한방에서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주로 해안에 인접한 산야지에 자생지가 있었으나 산업화로 인하여 많이 훼손되고, 또 꽃이 아름답다고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캐서 가져가는 바람에 자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공원 외에는 참 보기가 힘든 꽃이기도 합니다.
자생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서인지 꽃말인 '정성어린 사랑'이 더 와닿습니다.
유난히 더운 여름이 또 하루 지나가고 있습니다.
'alt.photo > Natur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클로버 잎처럼 생겼지만 다른 들꽃, 괭이밥 (2) | 2018.08.07 |
---|---|
패랭이 모자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 패랭이꽃 (2) | 2018.08.06 |
겨울을 참고 이겨내서 피우는 꽃, 인동덩굴(忍冬--) (0) | 2018.08.01 |
강아지 꼬리처럼 복실복실한 털이 잔뜩, 쉬땅나무꽃(개쉬땅나무꽃) (2) | 2018.07.17 |
하늘 높이 높이, 능소화 (4) | 2018.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