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 - 베르디 오페라 나부코 Nabucco 3막 2장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Nabucco
베르디의 오페라 나부코 Nabucco에 나오는 노래 중에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이라는 합창곡이 있습니다. 나부코 Nabucco는 바빌로니아 제국의 전성기였던 시절의 왕 네부카드네자르 2세를 이탈리아식으로 줄인 이름인데, 구약성경의 열왕기 하편에서 느부갓네살이라고 나오는 바빌론 왕입니다.
오페라의 내용은 구약 성경 열왕기 하편에 나오는 내용으로 바빌론의 왕 나부코의 침략에 의해 포로가 된 히브리 민족이 종교적 탄압을 견디면서도 하나님을 향한 간절한 마음을 굳건히 지키면서 마침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오페라 나부코 Nabucco에 나오는 다른 아리아는 몰라도 3막 2장에 나오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은 한 번쯤은 들어봤을 유명한 노래입니다. 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Va', pensiero, sull'ale dorate
va', ti posa sui clivi, sui colli,
ove olezzano tepide e molli
l'aure dolci del suolo natal!
날아라 상념이여, 금빛 날개를 타고
가라, 비탈과 언덕으로 날아가 쉬어라
그곳은 조국 땅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달콤한 산들바람이 불어 향기로운 곳!
Del Giordano le rive saluta,
di Sïonne le torri atterrate...
Oh mia patria sì bella e perduta!
Oh membranza sì cara e fatal!
요르단 강둑과
시온의 무너진 탑들에 인사를 전해주렴...
오, 너무도 아름다운 잃어버린 나의 조국!
오, 너무도 소중하고 절망적인 기억이여!
Arpa d'or dei fatidici vati,
perché muta dal salice pendi?
Le memorie nel petto raccendi,
ci favella del tempo che fu!
예언자의 금빛 하프여,
그대는 왜 버드나무에 걸린 채 침묵을 지키는가?
가슴속의 기억들을 되살려주오.
우리에게 지난 시절을 말해주오.
O simìle di Sòlima ai fati
traggi un suono di crudo lamento,
o t'ispiri il Signore un concento
che ne infonda al patire virtù!
혹은 예루살렘의 운명처럼
고통스러운 비탄의 노래를 들려주오.
주님께서 그대에게 소리를 주시기를
고통을 감내할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이 오페라를 작성할 즈음의 베르디는 결혼 4년만에 딸, 아들에 이어 아내마저 사별하고 절망에 빠져 있었던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 당시 베르디와 친하게 지내던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의 소유주 메렐리가 이탈리아 작가 솔레리가 쓴 대본을 들고 베르디에게 의뢰하였지만, 탐탁지 않게 생각하다가 대본을 읽고 의욕이 불타올라 완성하게 되어 1842년 3월에 라 스칼라 극장에서 공연하게 됩니다. 당시의 북부 이탈리아는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에 있었는데, 오스트리아에서 독립하기 위한 통일 운동으로 전국적으로 술렁거릴 때여서 이 오페라 '나부코'의 내용에 나오는 이스라엘 민족의 얘기가 오스트리아의 지배 아래에서 괴로워하던 이탈리아 국민들과 맞아떨어져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특히, 오늘 소개하는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Va, pensiero는 통일운동을 상징하는 이태리 국가처럼 불렸다고 합니다.
유튜브에 보니 파바로티가 이탈리아의 국보급 가수인 Zucchero와 함께 공연한 영상도 있네요.
파바로티의 목소리도 좋지만, 역시 이 노래는 합창으로 들어야 제대로 듣는다는 기분이 듭니다.
6월의 마지막 주가 가고 있습니다. 남은 6월 마무리 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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