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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s://pixabay.com/photos/concert-sheet-music-violins-814336/ >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 G장조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볼 게 있어서 접속하니 추천 영상에 반가운 얼굴이 보입니다. 바이올린의 여제 女帝인 독일의 바이올리니스트인 안네 소피 무터 Anne-Sophie Mutter가 연주한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이 떠 있네요.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은 1악장 알레그로 Allegro, 2악장 아다지오 Adagio, 3악장 론도(알레그로 ) Rondeau(Allegro)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당시 유행하던 프랑스풍 바이올린 협주곡에서 영향을 받은 1악장의 경쾌한 멜로디는 2악장으로 들어서면서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대화하는 것처럼 흘러갑니다. 3악장에서는 다시 경쾌하고 발랄하게 마무리됩니다. 

  안네 소피 무터의 연주를 듣고 있으니 여유로운 보잉(Bowing 활질)에서 나오는 우아한 선율과 특유의 따뜻하고 깊이 있는 음색과 대담한 해석이 귀를 사로잡습니다. 안네 소피 무터는 5살에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지만 곧 바이올린으로 변경해서 14살이던 1977년에 잘츠부르크 페스트발에서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하모닉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 3번과 5번을 협연하면서 세계무대에 데뷔하게 됩니다. 그 후 15세가 되던 해에 카라얀이 지휘하는 베를린 필과 모차르트 협주곡을 녹음합니다. 원래 안네 소피 무터는 독일식 이름이기 때문에 안네-조피 무터라고 읽어야 맞겠지만, 안네 소피 무터가 입에 익어서 독일식으로 부르는 이름은  좀 어색하군요.

10대의 안네 소피 무터와 카라얀

  첫 앨범을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시작한 안네 소피 무터는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멘델스존, 브루흐 같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작곡가의 곡을 주로 연주하다가 쇤베르크, 베베른 같은 제2 빈 악파와 바르토크 같은 근현대 음악까지 레퍼토리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안네 소피 무터 재단'을 설립해서 세계 각국의 차세대 연주자들을 발굴하고 후원하고 있습니다. 그 수혜자 가운데 한국인으로 최예은(1988년생)도 있습니다.

잘츠부르크 전경

 

잘츠부르크 협주곡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나 3살 때 신동으로 불리고 5살부터 작곡을 시작하면서 어릴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음악공부 겸 연주여행을 다녔던 모차르트는 아버지인 레오폴드가 빈이나 파리, 뮌헨 같은 큰 도시의 궁정음악가로 넣고 싶어서 노력하지만 계속해서 실패하고, 청년이 되어 신동의 이미지가 사라지면서 유럽 음악계에서 더 이상 흥미의 대상이 되지 못하게 됩니다. 결국 고향인 잘츠부르크로 돌아온 17세의 모차르트는 잘츠부르크 궁정음악가로서 직업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만, 유럽 전역을 떠돌며 빈, 파리, 뮌헨 같은 대도시에서 명성을 떨치던 모차르트에게 잘츠부르크는 너무나 작은 무대였습니다. 거기다 예술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지기스문트 폰 슈라텐바흐 Sigismund Graf von Scharattenbach가 죽고 새로 영주로 부임한 히에로니무스 콜레레도 Archbishop Hieronymus von Colloredo 대주교는 음악에 대해서는 미사곡과 연례 음악 정도만 연주할 수 있으면 된다고 생각할 정도로 관심이 거의 없는데다 궁정음악가를 잘츠부르크 궁에 딸린 하인과 동급으로 취급하는 인물이었습니다.

잘츠부르크 대성당

  콜레레도 대주교 아래에 있던 모차르트는 기회만 있으면 빈, 뮌헨, 만하임 같은 도시에서 다른 직장을 구하기 위한 구직활동에 열을 올리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가운데에서도 19살이던 1775년에 5개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합니다. 모차르트가 작곡한 수많은 곡 중에 바이올린 협주곡은 딱 5개가 있는데, 이 바이올린 협주곡들을 잘츠부르크 시절에 만든 협주곡이라는 의미로 한국에서는 '잘츠부르크 협주곡'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외국에서도 그렇게 부르나 싶어 찾아보니 찾을 수가 없는 것으로 봐서 한국의 클래식 애호가들 사이에서 부르는 별칭인 것 같습니다).

  아르투르 그뤼미오 Arthur Grumiaux의 바이올린에 콜린 데이비스경 Sir. Colin Davis이 지휘하는 버전은 오늘 소개하는 연주 중에 제일 마음에 드는 연주입니다.  8:48부터 시작되는 2악장 아다지오는 절제된 감정 속에서도 아름다운 선율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40대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젊은(?) 바이올린 연주자인 힐러리 한 Hilary Hahn의 2012년 연주도 좋습니다. 힐러리 한은 2001년 타임지가 '미국 최고의 젊은 음악가'로 선정할 만큼 연주 기량이 뛰어난 인기 바이올리니스트인데, 주로 바흐의 바이올린 곡들, 특히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와 파르티타에서 세계 최고라는 평을 받는 연주자여서 고전파나 낭만파 음악과는 성향이 좀 다르긴 하지만, 모차르트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도 정석적인 연주를 보여줍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린 연주자인 이작 펄만 Itzakh Perlmann의 연주도 빠트릴 수 없는 연주 중 하나입니다.

  분명히 글을 쓰기 시작할 때는 태풍이 오기 전이었는데, 여러 연주자의 2악장 아다지오를 찾아서 계속 듣다보니 어느새 태풍이 지나가고 무더위가 찾아왔네요. 이제 본격적인 여름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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