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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시작

  2020년 장마가 시작이라는 뉴스만 뜨고 한동안 쨍한 하늘만 보여주더니, 결국 비를 흩뿌리기 시작합니다. 비가 좀 잠잠한 틈을 타 우산 하나에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길을 나서서 담은 사진 몇 장입니다.

  언젠가부터 회양목을 대신해서 울타리 나무로 많이 심어놓은 남천(heavenly bamboo) 혹은 남천죽은 이제 꽃망울을 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나무에도 꽃망울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남천 줄기에도 빗방울이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솔잎에도...

  연잎 위에도...

  밤 새 뒤척이며 꿈을 꾼 것 같긴 한데 아침에 일어나면 씻은듯이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기억나지 않는 어젯밤 꿈처럼 멍하니 여전히 낯선 길 위에 서 있는 느낌입니다.

  예년처럼 마른장마로 끝날지 어릴적의 장마처럼 폭우가 쏟아질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2020년 장마가 시작된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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