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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s://unsplash.com/photos/yi6dvuynEuo >

 

신지훈

  여전히 COVID-19로 어수선한 추석 연휴 기간, 1달 같이 느껴지던 1주일을 보내고 나니 갑자기 우울한 기분이 몰아치면서 축 처집니다. 기분이 처질 때는 80년대의 록음악을 듣거나,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이나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혹은 레퀴엠을 듣는 편인데 오늘은 왠지 그러고 싶지 않아서 하릴없이 유튜브에서 이런저런 음악들을 찾아서 듣다가 가끔 듣는 채널인 온스테이지ONSTAGE 에서 신지훈이라는 가수의 노래를 들었습니다.

<[온스테이지 2.0] 신지훈 - 시가 될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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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될 이야기 - 신지훈

 

속절없다는 글의 뜻을 아십니까
난 그렇게 뒷모습 바라봤네
고요하게 내리던 소복 눈에도
눈물 흘린 날들이었기에
많은 약속들이 그리도 무거웠나요
그대와도 작별을 건넬 줄이야
오랫동안 꽃 피우던 시절들이
이다지도 찬 바람에 흩어지네
천천히 멀어져 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네
날 위로할 때만 아껴 부를 거라던
나의 이름을 낯설도록
서늘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대
한번 옛 모습으로 안아주오
천천히 멀어져 줘요 내게서
나와 맺은 추억들 모두
급히 돌아설 것들이었나
한밤의 꿈처럼 잊혀져가
별빛도 슬피 기우네요
서서히 내 마음 비추던 첫 모습의 당신
아름다웠네 그늘진 날마저
난 한 걸음마다 회상할 테죠
우리 참 많이
미련 없이 커져서
한없이 꿈을 꾸었네
별을 참 많이
새고 또 새어서
시가 되었네

 

  요즘 찾아보기 힘든 편안한 음색과 시詩 같던 가사에 빠져서 누군가 찾아보니 2012년 말부터 시작되었던 SBS 오디션 프로그램인 케이팝스타 시즌 2에 나와서 Top 10에 들었던 친구네요. 복잡한 코드와 빠른 멜로디, 인공적인 타악기와 베이스 라인이 가요계를 쥐락펴락하는 요즘 시대에 이런 노래가 아직도 꿋꿋이 버티고 있구나 싶어서 기특하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내년 목련이 필 때쯤에는 이 가수의 '목련 필 무렵'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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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필 무렵 - 신지훈

 

목련이 필 무렵의 그대와 나
하고픈 말 망설여 긴긴밤을
걸으며 달래던 그 좁은 골목길 사이
너도 나도 피워내려 새하얘져 와


스치는 두 손등에도 놀라
발맞추던 한 뼘만큼의 거리는
겨우 가까워진 듯하다 멀어져 가네
서로 다른 봄이 만난 그 무렵 우린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모든 순간 바람 소리마저 아껴 가요

깜빡이던 가로등 밑 꽃피운 연인
표현할 수 없는 이 그리움
시간이 흘러서 피고 졌음에도 우린
그때보다 빛이 바래서 더 어우러져

청아했던 밤하늘 별빛 수줍어
남몰래 그대 발걸음 닿는 곳만 훔쳐보았네
설레는 마음에 다 설명하진 말아요
그저 손잡으면 우리는 다시 첫 모습 그대로

져가는 봄을 보내줘야 해도
우리 함께한 하루가 익숙해져 가도
이대로 둬도 되는 것 같아요
이제야 더 깊은 서로의 계절에 온 거예요

설렘에 가슴 뛰던 시절은 지나
꽃잎이 기다려 왔다는 듯 한없이 떨어져 가요
그러나 그대 날 그때처럼 봐주기에
그 골목길에 어린 낭만은

만개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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