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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id Holland주의 소도시, 도르드레흐트(Dordrecht)

  사실 도르드레흐트(Dordrecht)는 딱히 뭔가 볼만한 거리가 있는 도시는 아닙니다. 암스테르담이나 로테르담에서 벨기에로 기차를 타고 가다 보면 만나는 작은 역에 지나지 않습니다. 

  지금은 거의 찾지 않는 작은 소도시인 도르드레흐트(Dordrecht)는 1220년에 네덜란드에서 최초로 도시 특권(Town privileges)을 획득한 가장 오래된 도시입니다. 도시 특권은 자체적으로 이웃도시들과 교역을 하고, 길드를 설치하거나 화폐를 찍을 수도 있었으며, 도시의 재판권등을 자체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로, 지금으로 치면 자치구의 성격을 지니는 권리였습니다. 독일에서 대표적인 도시 특권을 획득한 도시는 뒤셀도르프가 있습니다. 뒤셀도르프 구시가의 광장 한쪽에 아직도 그 기념물이 남아 있을 정도로 자랑스러운 권리였나 봅니다.

  지금은 무역의 중심이 로테르담으로 넘어가면서 쇠락한 옛도시의 흔적만 남아 있지만, 네덜란드에서 1주일간 로테르담에서 숙소를 잡아서 머물던 때, 뜬금없이 이 도르드레흐트가 가보고 싶었습니다. 아마 어딘가의 블로그에서 읽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오래된 무역도시였다는 점과 로테르담 중앙역에서 30분이면 갈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도르드레흐트 관광 정보

  도르드레흐트 지도는 도르드레흐트 관광사무소인 VVV에서 얻을 수 있거나, VVV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는 관광안내서에 포함되어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아서 그냥 첨부합니다.

도르드레흐트 VVV 링크 : http://www.vvvdordrecht.nl/content/content.asp?menu=0023_000062_000000_000000

도르드레흐트 관광안내서(영문) : ENGELS_2018_VVV_Dordrecht_Digitaal.pdf

아래 지도는 관광안내서의 30p에 나오는 지도입니다. 

  대표적으로 볼만한 것은 Grote Kerk(The Great Church), Groothoofd(Oude Maas, Beneden Merwede, Noord converge의 세 개의 강이 만나는 곳), Grote Kerk와 Groothoofd 사이에 있는 옛 항구,  Het Hof of the Netherlands(네덜란드 역사 박물관), 도르드레흐트의 황금시대를 보여주는 Huis van Gijn 등이 있습니다만.... 저는 그런 거 모르고 다녀왔습니다.


도르드레흐트 구경하기

  제가 다녀올 때는 위에 첨부한 관광지도도, 관광안내서도 구할 수 없어서 그냥 구글 지도를 보고 대충 도르드레흐트 중앙역에서 내려서 구시가를 찾아 걸어갔습니다. 
  10월의 네덜란드는 변덕이 심해서 언제 비가 내릴지 모르는 날씨지만 일단 중앙역에서 내리니 파란하늘이 보이길래 설마 비가 오리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않고 일단 무작정 구시가를 향해 걷습니다.

  역 앞의 빌딩들을 지나 운하를 건너가니 여기부터 구시가지라는 것을 알려주는 듯 고풍스러운 2~3층 집들이 반겨줍니다. 쇼핑몰 거리 한쪽에  네덜란드의 슈퍼마켓 브랜드인 Albert Heijn 이 보이길래 잠깐 들러 음료수와 군것질거리를 사고 중앙 광장이라고 볼 수 있는 Statenplein까지 어찌어찌해서 도착합니다. 이 때가 11시 30분이 넘었는데, 아직 도시는 조용합니다. 하늘도 구름이 살짝 더 많아지는 게 괜스레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설마....

  어쨌든 네덜란드 전통양식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것이 꼭 미니어처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온이 쌀쌀한데, 광장 반대편의 쇼핑몰 건물 앞에는 분수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이미 관광안내소인 VVV는 못 찾고 지나친 것 같고, 그냥 주변을 좀 더 둘러보기로 합니다.



  골목을 지나 운하를 건너는데 하늘에 구름이 점점 많아집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De Witt 형제의 동상이 나옵니다.

  드 비트(De Witt) 형제는 17세기의 수학자이면서 정치인이었는데, 네덜란드의 재정 재건을 추진하고 해군력을 증강하는 등의 많은 공로를 세웠지만 완전한 공화제를 주장하는 것이 실질적인 왕가였던 오라녜 가문에 대한 반역이라는 혐의를 받아 감옥에 갇혔다가 감옥을 습격한 오라녜 가문을 지지하는 시민들에 의해 살해된 비극의 인물입니다. 국가의 기반을 굳건히 다지는 데 이용되고 이후 필요 없어지면서 제거된 네덜란드판 토사구팽 사건인 셈입니다.

  다시 길을 걷는데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는게 심상치 않습니다.

  역시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우산도 안 챙겨왔는데....

  저 멀리 Grote Kerk가 보이길래 일단 거기로 비를 피하러 가기로 합니다만.... 도착하니 문이 잠겨 있습니다. 정문도, 쪽문도 모두 잠겨 있습니다.

  비가 무슨... 한여름 장맛비가 내리는 것처럼 쏟아집니다. 할 수 없이 어느 집 처마 아래에서 비를 피하고 서 있습니다. 15분쯤 지나니 비가 그칩니다. 그사이에 온몸은 비에 젖은 생쥐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춥고 배고프고 서러운 기분까지 들어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서 쉬기로 합니다. 

  서둘러 기차역으로 돌아가는데 하늘은 구름이 걷히고 있네요.

  이번 도르드레흐트 여행은 망했습니다. 다음에 또 가게 될지는 잘.....

*이 포스트는 예전에 다녀온 내용을 기초로 작성된 여행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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