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17세기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도시, 하를럼(Haarlem) #1
추억 속 오늘
아침에 구글포토에 알람이 1개 있다고 떴길래 열어보니 몇 년 전에 다녀왔던 네덜란드의 도시 하를럼(하를렘)의 사진을 "추억 속 오늘"이라고 알려줍니다. 한동안 유럽 여행기를 한참 정리하다가 몇 개의 도시만을 남겨두고 그냥 손을 놓고 있었는데, 문득 다녀왔던 도시들은 정리를 대충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은 도시에 대한 늦은 여행기를 다시 시작합니다.
할렘? 하를렘? 하를럼(Haarlem)!
하를럼(Haarlem)은 암스테르담에서 서쪽으로 18km 정도,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기차로 15~20분이면 도착하는 네덜란드의 노르트홀란트 주에 있는 주도(州都)입니다. 암스테르담보다 빠른 1245년에 만들어진 이 도시는 스페인이 지배하고 있던 시절 독립전쟁에서 함락되긴 했지만, 독립 후에는 네덜란드 남쪽에 있는 도르드레흐트 Dordrecht와 함께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시대를 이끌었던 도시면서도 도르드레흐트의 그 썰렁함과는 다르게 다니는 사람도, 관광객도 많아서 활기찬 느낌이 나는 도시입니다.
숙소로 묵었던 로테르담에서 하를럼까지 한 번에 가는 기차가 없어서 하를럼에 가기 위해서는 암스테르담 중앙역에서 기차를 갈아타야 했습니다. 환승시간이 빠듯해서 하를럼으로 가는 기차 앞에서 역무원에게 '할렘' 가는 기차냐고 물었더니 대충 맞다고 얘기해주면 될 텐데 굳이 '할렘'이 아니고 '하를럼'이라고 정정해줍니다.
'할렘'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뉴욕에 있는 무시무시하다는 '할렘가'인데, 이 지역의 이름이 네덜란드의 '하를럼' 지역에서 이주한 이민자들이 정착하면서 붙인 이름이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20분쯤 지나 도착한 하를럼 중앙역 앞은 버스정류장 외에는 좀 썰렁한데, 한쪽에 동상이 하나 서 있습니다.
16세기 스페인이 지배하고 있던 시절 스페인의 폭정을 견디다 못한 네덜란드의 지도자인 오라녜공 빌렘은 1572년 스페인에 대항하여 군사를 일으켰고, 하를럼의 독립군은 1572년 12월부터 1573년 7월까지 스페인군대의 포위 공격을 지켜냈습니다. 하를럼 독립군의 지도자였던 당시 하를럼의 시장 Wigbolt Ripperda와 목재상인이었던 Kenau Simonsdochter Hasselaer은 1573년 스페인군의 하를렘 포위 공격 때 스페인 침략자들에 맞서 싸우다 7개월간의 방어 끝에 결국 식량부족으로 스페인에게 항복할 때까지 항전을 이끌었던, 네덜란드 독립전쟁 역사에서 의미있는 인물입니다.
운하의 나라답게 하를럼에도 운하가 곳곳에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의 북적이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이 산책하기 좋습니다.
하를럼 관광 정보(Haarlem)
한 편에 다 올리려고 했는데, 기억도 가물거리고 해서 본격적인 거리 풍경과 설명은 다음 편에 이어가야겠습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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