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심한 날, 그리운 풍경
<남양주 천마산>
아침에 창을 여니 하늘이 뿌옇게 가시거리도 좋지 않은 것이 오늘도 역시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것 같습니다. 미세먼지 앱에서 확인해보니 역시 높습니다. 날씨가 풀려서 봄기운이 올라오면서 북풍이 사라지고 서풍이 불어오니 여지없이 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집니다.
이렇게 미세먼지 수치가 높은 날은 괜시리 이제는 아~주 가끔씩 볼 수 있는 파아란 하늘이 보고싶어집니다.
결국 하드디스크에 저장된 사진 중에서 파란 하늘과 안개같은 구름이 낀, 아직은 겨울 같은 풍경의 사진을 한 장 찾아냈습니다. 예전에는 봄 철 몇 차례의 황사가 날아오는 날들만 빼고는 항상 볼 수 있었던 하늘색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계절에 몇 회 보기 힘들어진 풍경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에 약간 서글픈 생각도 듭니다. 웬지 정지용 시인의 시 "향수"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향수(鄕愁)
- 정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립어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傳說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의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것도 없는
사철 발 벗은 안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줏던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집웅,
흐릿한 불빛에 돌아 앉어 도란 도란거리는 곳,
---그 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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