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경춘선 숲길 공원

  6호선 화랑대역에서 태강릉(泰康陵) 쪽으로 가다 보면 중간에 육군사관학교가 있고, 그 앞에 예전 경춘선의 서울 쪽 마지막 간이역인 화랑대역이 있습니다. 2010년 이후 경춘선 노선이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바뀌면서 덤프트럭의 주차장으로만 사용되던 공터였다가 작년에 간간이 지나다닐 때 증기관차가 서 있는 것을 봤는데, 이번에 보니 공원으로 탈바꿈했네요.

  6호선 화랑대역 쪽에서 가다 보면 공원 입구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증기기관차가 서 있습니다.

  경춘선 숲길 공원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 있는 내용입니다.

경춘선은 서울과 춘천을 연결하는 철길로 서울 '경(京)'에 춘천의 '춘(春)'을 더하여 이름으로 삼았다. 당시 경인선 등 많은 철도가 일제의 침탈용으로 부설된 반면 경춘선은 우리 스스로 민족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건설한 특별한 철도이다. 춘천 상인이 중심이 된 번영회에서 1926년 2월 '경춘철도 기성회'를 조직하고 4년간 공사를 벌여 1939년 완공했다. 경춘철도주식회사에서 운영하다 국철로 편입되었다. 서울 시가지가 확장됨에 따라 출발역인 성동역(현재의 제기동역 근처)에서 성북역 구간이 철거됐다. 2010년 경춘선 복선전철화 사업으로 성북역(현 광운대역)~갈매역 구간 열차 운행이 중단되고 청량리역과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가 운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2010년부터 쓰임이 다한 경춘철교~담터마을(서울 시계) 구간 6.3km에 경춘선 숲길 공원 조성 공사에 들어갔다.

  이곳에는 옛 경춘선 중 서울에 위치한 마지막 간이역인 (구)화랑대역이 있다. (구)화랑대역사는 근대 건축양식의 목조건축물로 등록문화재 제300호로 지정되어 있다. 일제강점기에 기차역사 용도로 지어져 개통 당시에는 '태릉역'으로 불리다 1958년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해 온 후 화랑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경춘선이 70년간 근대산업 문화유산의 현장을 간직하여 많은 사람에게 옛 기억과 향수를 느끼게 해주었고, 서울에서 철길 원형이 가장 길게 남아 있는 특성을 설계 모티브로 삼아 철길 원형을 보존하고 정원과 산책로, 지역주민의 문화공간을 조성하여 2017년 개방했다.


  안내판을 읽고 나면 처음에 보이는 것이 협궤열차입니다. 철로의 폭이 일반 철로의 143.5cm보다 절반 정도인 76.2cm라서 협궤철도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마지막 협궤철도가 다닌 노선은 1995년 12월을 마지막으로 없어진 수원-인천 노선이었습니다.

  협궤열차를 지나니 예전 기차역의 철로와 트램이라고 하는 노면전차 2개가 보입니다. 그런데 오른쪽은 프라하에서 많이 본 것 같은 느낌이....

  일단 가까이에 있는 빨간색 노면전차를 보니 역시 예상대로 체코의 프라하 여행에서 자주 타고 다니던 그 트램입니다.

  창문에 보니 발송지와 수신지의 주소가 나와 있습니다. 프라하에서 노원구청으로 보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경춘선 숲길 공원 조성을 위해 노원구청에서 특별히 주문한 노면전차인 것 같습니다.


  프라하에서 온 노면전차 뒤로 이번에는 일본에서 온 것 같은 전차가 보입니다. 목적지에 '시운전'이라고 쓰여 있네요.

  이 노면전차는 1960년대까지 서울에서 운행되던 전차와 같은 모델을 일본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저기 도색이 벗겨져서 흉한데, 아마도 색을 다시 칠하고 내부도 보수하고 정식으로 공개할 것 같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증기기관차가 한 대 더 있습니다. 미카 5-56 이라고 써 있는 이 열차는 1952년 일본에서 도입되어 서울-부산을 운행하던 화물용 증기기관차로 1960년대에 디젤기관차가 나오기 전까지 운행했다고 합니다. 운행 종료 후 어린이대공원에 전시되어 있던 것을 이번에 경춘선 숲길 공원으로 옮겨왔다고 하네요.

  전시된 기차를 대충 둘러보고 나니 "화랑대역"이라는 현판이 달린 간이역 건물이 보입니다.

  화랑대역은 서울시 등록문화재 300호로 지정된 건물인데, 건립 당시의 원형을 비교적 잘 유지하고 있어서 근대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크다고 합니다. 1939년 "태릉역"으로 시작해서 육군사관학교가 이전해 오면서 1958년에 지금의 "화랑대역"으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내부는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여기까지 온 김에 태강릉까지 갈까 하다가 비도 조금씩 내리는 것 같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공원을 나와서 돌아가기로 합니다.

  나오다가 보니 한쪽 구석에 벤치라고 하기엔 너무 낡은 무언가가 하나 있습니다.

  다가가서 보니 대한제국 시절에 최초로 도입된 황실 전차라고 합니다. 

  사방이 개방된 형태로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나 영화 같은 데서 본 것 같은 모습입니다. 이 전차도 역시 주변 정리와 보수를 거친 후 개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경춘선 숲길 공원은 주변에 주차장이 없어서 대중교통으로 화랑대역에서 내려서 걸어가거나, 아니면 태강릉을 방문하시면서 그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잠시 쉬었다 가는 정도로 들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얼른 꽃샘추위가 끝나고 날이 좀 풀리면서 꽃이 피기 시작하면 한 번 더 다녀와야겠습니다.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