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면 생각나는 노래, '고엽' 혹은 'Autumn Leaves'
Autumn Leaves, 고엽? 가을 낙엽!
날씨가 이제 쌀쌀함을 지나 추워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 걸 보니 가을이 깊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 곧 거리에는 플라타너스와 은행나무의 낙엽과 은행나무 열매의 그 독특한 향기가 넘쳐나겠네요.
가을에 가장 많이 떠오르는 노래는 역시 '고엽'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진 'Autumn Leaves'입니다. 'Autumn Leaves'의 원곡은 1945년에 프랑스 가수 이브 몽탕이 발표한 'Les Feuilles mortes'를 영어로 바꾸면 'Dead leaves 죽은 잎'이어서 일본에서 '고엽 枯葉'이라는 제목을 붙인 것을 1960년에 배호가 발표하면서 그대로 이름이 '고엽'으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굳이 어려운 한자로 제목을 붙이지 말고 그냥 '가을 낙엽', '가을 나뭇잎' 정도로 바꿨으면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가을을 대표하는 고전팝송이 되어버린 Autumn Leaves의 원곡은 1945년에 발표한 이브 몽탕 Yves Montand 의 노래입니다.
1947년에 미국의 작사가인 조니 머서 Johnny Mercer가 영어로 번안하면서 이 노래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게 됩니다. 재즈 뮤지션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리메이크 하는 곡이 되었고, 1950년대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했고, 지금도 리메이크 하고 있는 노래입니다.
'Unforgettable', 'L-O-V-E' 등으로 유명한 중후한 음색을 가진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가수인 냇 킹 콜 Nat King Cole의 버전입니다.
냇 킹 콜 Nat King Cole의 딸인 재즈 보컬리스트인 나탈리 콜 Natalie Cole도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샹송의 여왕', '프랑스 국민가수'라는 칭호가 붙은 가수인 에디트 피아프 Edith Piaf도 이 노래를 영어와 프랑스어 버전으로 불렀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전설적인 재즈 피아니스트인 빌 에반스 Bill Evans의 앨범 'Portrait in Jazz'에 실려 있는 버전도 상당히 귀에 익은 버전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버전이면서 최고의 재즈 연주로 손꼽히는 색소폰 연주자인 줄리안 "캐논볼" 애덜리 Julian "Cannonnball" Adderley의 앨범 "Somethin' Else"에 실려 있는 Autumn Leaves입니다.
웨스트코스트 재즈의 대표주자였던 쳇 베이커 Chet Baker의 연주도 좋습니다.
5번이나 그래미 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된 재즈 보컬인 카린 앨리슨 Karrin Allyson이 부른 버전은 참 감미롭습니다.
생전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33세의 나이로 요절한 뒤, BBC 라디오의 아침프로그램에서 'Over the Rainbow'가 삽입곡으로 쓰이면서 알려지게된 가수인 에바 캐시디 Eva Cassidy의 목소리에서는 쓸쓸한 가을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10살때부터 클래식 기타로 시작해서 지금은 한국재즈아카데미에 재학중인 기타리스트 정성하의 연주로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가수에 따라, 연주자에 따라서 조금씩 분위기가 달라지는 이 노래는 발표된 후 70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가을이 되면 사랑받는 노래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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