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남미의 햇살이 떠오르는 꽃, 루드베키아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 아래에서
뜨거운 여름 햇살이 쏟아지기 시작하면 노란색의 금계국 사이로 꽃 한가운데가 강렬한 진빨강 색으로 눈에 띄는 꽃들이 활짝 피어납니다. 루드베키아 Rudbeckia라는 이름의 이 꽃은 Black-eyed Susan 혹은 English bull's eye, coneflowers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꽃입니다.
공원에서 조경용으로 많이 심어서 근처 공원 산책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이 꽃을 볼 때마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남미의 강렬한 햇살이 떠오릅니다.
10~20cm 크기의 황금색의 꽃잎이 중심으로 갈수록 자주색으로 변하는 것이 특징이라서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는 루드베키아는 번식력이 왕성한 꽃으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피는 꽃입니다.
원산지가 북미지역이지만 1959년에 한국에 들여와서 지금은 굳이 잘 조성된 공원의 꽃밭이 아니더라도 길가에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꽃이 되었습니다.
키는 대략 30~90cm 정도로 해바라기보다는 작습니다. 한국에 들어온 지 꽤 되기도 했고, 국화과의 식물이어서인지 모양에 따라 원추 천인국, 검은 눈 천인국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는데, 천인국 天人菊이라는 이름은 나중에 들어서인지 루드베키아가 더 익숙하게 들립니다.
꽃말은 한국어 웹사이트에서는 '영원한 행복'이라고 많이 나오는데, 외국 사이트에서는 Encouragement, Motivation, Impartiality, Justice라고 나오기도 합니다. 아마도 황금색의 꽃잎이 꽃의 중앙에 있는 어두운 눈동자에 정의의 빛을 비추는 것 같다고 해서 Justice라고 붙이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봅니다.
루드베키아의 또 다른 이름인 Black-eyed susan은 17~18세기 영국의 극작가이자 시인인 존 게이 John Gay의 시 Black-eyed Susan이라는 이름의 젊은 여인에 관한 사랑의 시에서 따온 이름이기도 합니다.
Black-Eyed Susan
John Gay (1685–1732)
ALL in the Downs the fleet was moor’d,
The streamers waving in the wind,
When black-eyed Susan came aboard;
‘O! where shall I my true-love find?
Tell me, ye jovial sailors, tell me true
If my sweet William sails among the crew.’
William, who high upon the yard
Rock’d with the billow to and fro,
Soon as her well-known voice he heard
He sigh’d, and cast his eyes below:
The cord slides swiftly through his glowing hands,
And quick as lightning on the deck he stands.
So the sweet lark, high poised in air,
Shuts close his pinions to his breast
If chance his mate’s shrill call he hear,
And drops at once into her nest:—
The noblest captain in the British fleet
Might envy William’s lip those kisses sweet.
‘O Susan, Susan, lovely dear,
My vows shall ever true remain;
Let me kiss off that falling tear;
We only part to meet again.
Change as ye list, ye winds; my heart shall be
The faithful compass that still points to thee.
‘Believe not what the landmen say
Who tempt with doubts thy constant mind:
They’ll tell thee, sailors, when away,
In every port a mistress find:
Yes, yes, believe them when they tell thee so,
For Thou art present wheresoe’er I go.
‘If to fair India’s coast we sail,
Thy eyes are seen in diamonds bright,
Thy breath is Afric’s spicy gale,
Thy skin is ivory so white.
Thus every beauteous object that I view
Wakes in my soul some charm of lovely Sue.
‘Though battle call me from thy arms
Let not my pretty Susan mourn;
Though cannons roar, yet safe from harms
William shall to his Dear return.
Love turns aside the balls that round me fly,
Lest precious tears should drop from Susan’s eye:
The boatswain gave the dreadful word,
The sails their swelling bosom spread,
No longer must she stay aboard;
They kiss’d, she sigh’d, he hung his head.
Her lessening boat unwilling rows to land;
‘Adieu!’ she cries; and waved her lily hand.
영국인들이 처음 미국땅을 밟으며 만난 이 꽃에서 존 게이의 시 'Black-eyed Susan'이 떠올랐나 봅니다.
어디로 흘러가야 할 지 몰라 망설이는 사이에 6월도 절반을 넘어서 7월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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