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장미
여름의 길목에서
5월인데도 뜬금없이 30도에 육박하는 날씨가 며칠 계속되더니 장미가 예년보다 좀 일찍 피었습니다. 그 때문인지 근처 공원에 조성해 놓은 장미공원에서는 작년 이맘 때면 활짝 피었던 장미가 올해는 같은 날인데 시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최근에는 사진을 왜 찍고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서부터, 내가 이런 결과물을 보려고 사진을 찍고 있나 하는 자괴감이 자주 듭니다.
집에서 결과물을 확인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들어서 다 지워버릴까 생각하다가 그래도 찍은 게 아까워서 그냥 저장만 해 두고 있습니다만...
여름이 서둘러 오면서 장미의 계절이 지나가고 있으니 시들기 전에 찍어 둔 장미 사진들을 그냥 하드디스크에 남겨놓기 아까워서 몇 장 추려서 올려봅니다.
장미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사랑과 평화라는 그룹의 '장미'라는 노래가 생각이 납니다. 사랑과 평화는 1978년 결성된 밴드로 그 당시 밴드들이 다 그렇듯 미 8군 무대에서 연주하던 뮤지션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된 밴드입니다. '장미'는 1979년에 발표한 2집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입니다.
장미를 주제로 한 노래 중에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까지 활동했던 밴드인 다섯 손가락의 1집에 실려 있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이라는 노래도 생각이 납니다. 아주 오래전에 비가 내리는 수요일이면 흥얼거리곤 했었는데, 1985년에 발표했던 다섯 손가락 1집에 실려 있는 버전보다는 2015년에 'EBS Space 공감'이라는 프로에서 연주했던 버전이 좀 더 원숙한 느낌이 납니다.
수요일에는 빨간 장미를 그녀에게 안겨주고파
흰 옷을 입은 천사와 같이 아름다운 그녀에게 주고 싶네 우-
슬퍼 보이는 오늘 밤에는 아름다운 꿈을 꾸고파
깊은 밤에도 잠못 이루던 내 마음을 그녀에게 주고 싶네
한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 거야
시린 그대 눈물 씻어주고픈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슬픈 영화에서 처럼 비내리는 거리에서
무거운 코트깃을 올려 세우며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한송이는 어떨까 왠지 외로워 보이겠지
한다발은 어떨까 왠지 무거워 보일 거야
시린 그대 눈물 씻어주고픈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슬픈 영화에서 처럼 비내리는 거리에서
무거운 코트 깃을 올려 세우며 비 오는 수요일엔 빨간 장미를
해마다 여름이면 열리던 가요제였던, 지금은 없어진 프로그램인 1985년 강변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했던 3인조 혼성그룹인 어우러기의 '밤에 피는 장미'도 가끔 생각나는 노래입니다.
기상청에서는 작년보다 덜 더울 것이라고 하지만 벌써부터 푹푹 찌는 걸 보니 딱히 믿음이 가지는 않는 예보입니다.
아무래도 올해는 유난히 덥고 힘든 여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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