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여름 / 나태주
2019. 8. 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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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여름날에
길을 걷다 발견한 골목 끝의 '무더위 쉼터'표지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날이 왔습니다. 더위가 그친다는 24절기 중 하나인 처서 處暑가 지나가니 거짓말같이 열대야가 사라졌네요. 어느새 더위에 지쳐서 꼼짝도 못 하던 날들이 아주 오래전 같이 느껴집니다.
왠지 지난여름을 생각하며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나태주 시인의 시 '쓸쓸한 여름'이 생각이 납니다.
쓸쓸한 여름
- 나태주
챙이 넓은 여름 모자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그것도 빛깔이 새하얀 걸로 하나
사 주고 싶었는데
올해도 오동꽃은 피었다 지고
개구리 울음 소리 땅 속으로 다 자즈러들고
그대 만나지도 못한 채
또다시 여름은 와서
나만 혼자 집을 지키고 있소
집을 지키며 앓고 있소.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도 모른 채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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