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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발톱꽃

  매발톱꽃. 이름이 참 특이한 꽃입니다. 이름만 얼핏 들어도 꽃의 모양이 매의 발톱과 연관이 있어 보이는 이 꽃은 꽃의 뒤쪽에 있는 '꽃불'이라고 하는 꿀주머니가 매의 발톱 같은 모양처럼 생겨서 매발톱꽃이라고 부릅니다. 

  전 세계에 60여종류가 중국, 일본, 러시아 동북부 등지에 분포된 여러해살이풀인데, 주로 계곡과 풀밭 양지바른 곳이면 볼 수 있는 야생화입니다. 


  식물도감에는 주로 6~7월에 피는 꽃이고 빠른 경우 5월 말에도 피는 경우가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만, 오늘 포스팅하는 매발톱꽃은 모두 중부지방에서 5월 5일경에 찍은 사진입니다. 뭐... 지구 온난화의 영향이려나요. 

  매발톱꽃은 중국에서는 바람둥이 꽃이라는 의미로 매춘화(賣春花)라고 부르는데, 유사종끼리 심으면 자신의 꽃밥보다는 다른 꽃의 꽃밥을 더 좋아해서 그렇다고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유사종의 여러 매발톱꽃을 심으면 꽃의 색상 변이가 심하고 품종이 다양해진다고 합니다.

  

  매발톱꽃은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로 꽃잎과 꽃받침이 각각 다섯 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독특한 꽃불 쪽에 꿀샘이 있어서 곤충을 유인하면서 꽃가루를 묻혀서 번식을 합니다. 독특한 꽃의 모양 때문에 화단이나 화분에 옮겨 심어서 키우기도 하는데, 미나리아재빗과의 식물들은 기본적으로 독성이 있기 때문에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씨앗과 뿌리에 독성이 강하다고 합니다.


  매발톱꽃의 속명은 Aquilegia라고 하는데, 라틴어의 독수리를 뜻하는 Aquila에서 따 온 이름입니다. 영어로는 granny's bonnet 혹은 columbine이라고 부르는데, Columbine도 라틴어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비둘기를 뜻하는 Columba에서 따온 이름인데, 매발톱이라고 표현하는 부분이 비둘기 5마리가 모여 있는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붙였다고 합니다. 속명에 들어있는 독수리와 상반된 비둘기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에는 매발톱꽃을 사랑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에 비유했고, 켈트족은 꿈과 환상의 세계와 연결하는 문이라고 믿었다고 합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5마리의 비둘기가 원형으로 모여 있는 것을 상징한다고 믿었다고 하네요. 

  프랑스에서는 실의에 빠졌을 때 꽃잎을 두 손에 문질러 바르면 샘물처럼 용기가 솟아났다는 전설을 가지고 있어서 '성모의 장갑 Gants de Notre-Dame' 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계곡이나 산에 가야 볼 수 있던 꽃들을 공원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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