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말이 없는 우리나라 토종 들꽃, 꽃마리
토종 들꽃 꽃마리
산책하러 나가면 자세히 보지 않으면 눈에 잘 안 띄는 들꽃을 찾느라 두리번거리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오늘 포스팅하는 꽃마리도 너무 너무 작아서 정말 자세히 찾아보지 않으면 그냥 덤불 정도로 보고 지나치기 딱 좋은 들꽃입니다.
씀바귀꽃과 같이 찍은 아래의 꽃마리 사진을 보면 얼마나 작은지 대충 느낌이 보이시나요?
산책로 옆의 풀밭을 조금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여기저기 피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꽃의 지름이 2mm 정도로 너무너무 작은 탓에 약간만 바람이 불어도 흔들림이 심하고, 꽃이 워낙 작아서 사진으로 담기가 참 어려운 꽃입니다.
꽃마리는 농촌의 들녘, 밭, 과수원, 길가, 양지바른 곳 등 가리지 않고 자라는 두해살이 들풀입니다. 지역에 따라 잣냉이, 꽃따지, 꽃말이라고도 부르는데, 꽃이 필 때 꽃이 달리는 줄기가 돌돌 말려 있다가 풀리면서 꽃이 아래쪽에서부터 차례로 핀다고 해서 꽃말이라는 이름이 붙은 꽃입니다. 꽃은 4~7월에 피는데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연한 하늘색의 꽃이 줄기나 가지 끝에 순서대로 달립니다.
예전 보릿고개가 심했던 시절은 이른 봄에 나는 풀은 일단 다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하고 먹을 수 있는 풀은 모두 나물이나 국을 끓여 먹었는데, 꽃마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른 봄에 돋아나는 부드러운 순에는 맵고 쓴맛이 있어서 데쳐서 3~4시간 찬물로 우려낸 다음에 된장국을 끓이거나,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넣고 무쳐서 먹었다고 합니다.
Korean forget-me-not
꽃마리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토종 들꽃이라서 학명은 Trigonotis peduncularis B. 라고 붙어 있지만 일반적으로 Korean forget-me-not 이라고 부릅니다. 물망초의 이름이 forget-me-not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의 물망초인 셈입니다. 꽃마리도 물망초 처럼 지치과의 식물이라서 아주 관련이 없지는 않겠네요.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자란 들풀이라 그런지 한의학에서 약용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한방에서는 부지채(附地菜)라고 부르는데, 말려서 근육 마비, 야뇨증, 이질, 적백 이질, 종기, 등창, 부스럼, 대장염약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꽃말은 외국에서 꽃에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서 그런지 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마리에는 꽃말이 없습니다.
생각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들꽃이니 산책로에서 앙증맞고 작은 들꽃을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한 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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