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나 봄

2019. 3. 25.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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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1<개나리>


봄이 오나 봄

  계절은 어김없이 돌고 돌아 다시 봄이 찾아왔나 봅니다. 오랜만에 봄비가 내리는 가운데 잠시 밖에 나갔더니 공원에 심어 놓은 매화, 개나리, 산수유, 회양목 같은 관상수뿐만 아니라 제비꽃, 봄까치꽃, 냉이꽃, 꽃다지 같은 들풀도 꽃을 피우고 있네요.

  생명이 약동하는 계절이니만큼 봄을 노래한 시인들도 많은데, 윤동주님의 '봄'이라는 시가 먼저 생각납니다.

    - 윤동주


봄이 혈관 속에 시내처럼 흘러

돌, 돌, 시내 가차운 언덕에

개나리, 진달래, 노─란 배추꽃


삼동을 참아 온 나는

풀포기처럼 피어난다


즐거운 종달새야

어느 이랑에서나 즐거웁게 솟쳐라.


푸르른 하늘은

아른, 아른, 높기도 한데……


출처 : 연세대학교 윤동주 기념사업회


개나리-2<개나리>

윤동주님은 같은 제목인 '봄'이라는 동시도 한 편 남겼습니다.

    - 윤동주


우리 애기는

아래 발추에서 코올코올


고양이는 

부뚜막에서 가릉가릉


애기 바람이

나뭇가지에 소올소올


아저씨 햇님이

하늘 한가운데서 째앵째앵


출처 : 연세대학교 윤동주 기념사업회

  공원에 심어놓은 매화나무에서도 꽃이 한창입니다.

매화-1<매화>


매화-2<홍매화>


울타리로 많이 심는 회양목에도 꽃이 핍니다. 회양목 꽃은 달큰한 향이 나는데, 아직 활짝 피기 전이어서 그런지 꽃향기는 맡기 힘드네요.

회양목<회양목 꽃>


산수유도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산수유<산수유 꽃>


  돌아오는 길에 보니 산책로 옆 풀밭에 제비꽃이 피어있네요. 조동진의 '제비꽃'이란 노래가 생각납니다.

제비꽃<제비꽃>


해가 드는 곳이면 어디든지 피어나는 들꽃인 봄까치꽃, 혹은 개불알풀꽃도 피었습니다. 

봄까치꽃<봄까치꽃>


이해인 수녀님의 시 중에도 '봄까치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봄까치꽃


    - 이해인


까치가 놀러 나온

잔디밭 옆에서


가만히 나를 부르는 

봄까치꽃


하도 작아서

눈에 먼저 띄는 꽃


어디 숨어 있었니?

언제 피었니?


반가워서 큰소리로 

내가 말을 건네면


어떻게 대답할까

부끄러워

하늘색 얼굴이

더 얇아지는 꽃


잊었던 네 이름을 찾아

내가 기뻤던 봄


노래처럼 다시 불러보는

너, 봄까치꽃


잊혀져도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며

나도 너처럼

그렇게 살면 좋겠네


꽃다지랑 냉이꽃도 이제 꽃을 피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꽃다지<꽃다지>


냉이꽃<냉이꽃>


  이런 저런 봄날이 가고 있습니다. 김윤아의 '봄날은 간다'가 생각나는 하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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