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시대의 페르소나에 관한 노래, 표정 - 동물원
무표정도 표정이라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를 들라고 하면 '표정'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표정관리'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각자 상황에 맞는 가면(페르소나, Persona)을 쓰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가면을 제대로 써야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하고요.
그룹 동물원이 1990년에 발표했던 3집 '세 번째 노래 모음'에 실려 있는 노래 '표정'도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표정 - 동물원
무표정도 표정이라면 얼마나 표정이 많은지
너에겐 맘에 드는 표정이 세 개 그중에 하난 믿을 수 없어
지금은 어떤 것으로 내 표정을 만들까 마음에 분장을 해야겠네
진실한 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네 지금 무슨 생각일까..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잠깐 동안 한눈팔거나 조금만 방심했어도
그대의 가슴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놓치는 줄 알았어.
그대의 표정만으로 짐작하기 어려워
마음의 분장을 해야겠네 진실한 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네 지금 무슨 생각일까..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울랄라라--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의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가면을 말합니다. 이후 라틴어에 섞이면서 사람(Person)/인격, 성격(personality)의 어원이 되면서 심리학 용어가 되면서 지금은 통상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쓰는 가면'을 의미합니다.
언젠가부터 '표정관리'를 해야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기분 나쁘다고 기분 나쁜솔직한 마음을 얼굴에 드러내는 '정체성'을 지키며 살다가는 '사회 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간에 점점 더 복잡한 관계에 얽매어 가면서 어느샌가 '가면을 쓴 정체성'만이 살아남는 페르소나의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동물원'은 이 노래를 발표했던 30년 전에 '가면을 쓴 정체성'만이 살아남게 될 거라는 걸 예견했나봅니다.
어떤 가면을 쓰면서 살아가야 할지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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