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처 다 피지 못한 채 스러져간...
2026. 4.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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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 어느 학교 앞 벚나무 앞에서 멈칫했다.
막 피어나던 꽃봉오리 옆으로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한참을 보다가 셔터를 눌렀다.
피어나야 했는데.

매년 이 날이 오면, 멀쩡히 지내다가도 문득 어딘가가 무너진다.
뉴스를 찾아보지 않아도, 누가 먼저 말을 꺼내지 않아도. 봄볕이 조금 이상하게 따뜻하거나, 노란 무언가가 눈에 걸리거나.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되돌아오지 않는 다는 걸 안다. 그래도 잊지 않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처 피지 못한 채 스러져간 꽃들이 있다. 12년이 지난 지금도, 그 봄은 끝나지 않았다.
미처 피지 못한 채 스러져간 모든 이들을 기억합니다. 2014. 4. 16 → 2026.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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