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uts


시 한 편 생각 난 날

  아침부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후에는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보다가 울적한 마음이 드는 차에 정호승 시인의 시 중에 '겨울밤'에 나오는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겨울밤

    - 정호승


눈은 내리지 않는다

더이상 잠들 곳은 없다

망치를 들고 못질은 하지 않고

호두알을 내려친다

박살이 났다

미안하다

나도 내 인생이 박살이 날 줄은 몰랐다

도포자락을 잘라서 내 얼굴에

누가 몽두를 씌울 줄은 정말 몰랐다

여름에 피었던 꽃은 말라서

겨울이 되어도 아름다운데

호두나무여

망치를 들고

나를 다시 내려쳐다오


  희뿌연 미세먼지와 함께 지루한 봄날이 또 지나갑니다. 그래도 오늘 저녁은 비가 내리니 미세먼지가 씻겨 길바닥에 흘러 다니겠군요.

  1. Favicon of https://ramideunioni.tistory.com BlogIcon 라미드니오니 2019.03.21 07:09 신고

    시는 아직 제게 무슨소린지 이해가 안가는 너무나 심오한 세계네요.ㅎ

    • Favicon of https://puppetfox.net BlogIcon Jason H. 2019.03.21 17:17 신고

      저는 시는 그냥 읽고 느끼고 음미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

      시를 어렵다고 생각하게 만든 건 수능이라는 제도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느 시인이 수능시험에 나온 문제에 “내 시가 출제됐는데, 나도 모두 틀렸다” 고 인터뷰한 적도 있을 정도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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