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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델발트, 스위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다

  "Life is a tragedy when seen in close-up, but a comedy in long-shot". SNS에서는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로 더 많이 공유되는 이 말은 희대의 천재 연기자였던 찰리 채플린이 했던 말입니다. 항상 중절모에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을 하고 있었지만, 그는 희극으로 당시의 세태를 누구보다 신랄하게 풍자했던 배우였습니다. 

  SNS에서 보는 타인의 인생은 언제나 화려하고 평온합니다. SNS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에서 자랑할 만한 이벤트에 대해서만 올리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SNS에 몰두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다른 사람의 화려한 일상을 보면서 우울증에 걸리기도 합니다. 이렇듯 내가 알지 못하는 휙~하고 지나가며 보는 타인의 삶은 희극이니 찰리 채플린의 말이 더 많이 회자되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굳이 SNS에서 보는 타인의 일상에 깊이 빠져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만...

  비련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내 일상도 지나가면서 보는 누군가에겐 희극처럼 느껴질지 궁금합니다.

 

  1. 프라우지니 2020.08.20 04:48

    남과 나를 비교하면서 사는 삶은 참 불행할거 같은걸요. 사람은 제각각의 삶에서 행복을 찾는 방법도 다른데 말이죠.^^

    • Favicon of https://puppetfox.net BlogIcon Jason H. 2020.08.20 08:43 신고

      요즘 인터넷을 검색하다보면 유독 타인과 본인의 생활을 비교하며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지니님 말씀처럼 삶의 방식과 목적이 다른데도 말이죠.

      어느 익명 게시판의 글을 읽다가 왜 저렇게 남들의 드러난 일상만 부러워할까... 하고 생각하다 그냥 떠올라서 끄적여봤습니다.

  2. Favicon of https://choastitch.tistory.com BlogIcon 시골초아놀이터 2020.08.20 15:49 신고

    소셜 미디어에서 목적으로 쓰여져 보이게 하는 글과
    자신의 상황투시로 보고 싶은것만 보게 되는 것은 시대가 바꾸어져 방식이 달라졌을 뿐 비슷하게 표출되는 듯 합니다

    개인의 상황일 수도 있지만 경쟁사회가 부추기는 면도 한몫하는 듯 합니다 매체에서도 설계에서부터 수리보다는 소비를 재촉하며 더 나은 삶의 이미지를 끊임없이 내보고 있으니 더욱 그러한듯

    그래서 요즘 단순하게 간소하게 살아가라는
    데이비드 소로의 윌든에서 위로와 위안을 조용한 길을 찾는가봅니다
    저도 때때로 선택적 고립이 필요해 의도적인 거리감을 두기도 합니다

 < 출처 : Photo by Joel Burgess on Unsplash >

 

무표정도 표정이라면...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것 중 하나를 들라고 하면 '표정'이 아닐까라고 생각을 하곤 합니다. '표정관리'라는 단어가 있을 정도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 얼굴에 드러나는 표정은 그만큼 중요합니다. 그래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각자 상황에 맞는 가면(페르소나, Persona)을 쓰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 가면을 제대로 써야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하고요.

  그룹 동물원이 1990년에 발표했던 3집 '세 번째 노래 모음'에 실려 있는 노래 '표정'도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해 노래하고 있습니다.

 

 

표정 - 동물원

무표정도 표정이라면 얼마나 표정이 많은지

너에겐 맘에 드는 표정이 세 개 그중에 하난 믿을 수 없어
지금은 어떤 것으로 내 표정을 만들까 마음에 분장을 해야겠
진실한 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네 지금 무슨 생각일까..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잠깐 동안 한눈팔거나 조금만 방심했어도
그대의 가슴속에 숨어 있는 진실을 놓치는 줄 알았어.
그대의 표정만으로 짐작하기 어려워
마음의 분장을 해야겠네 진실한 네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슬픈 맘에 슬픈 표정 기쁜 맘에 기쁜 표정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너의 마음이 보이질 않네 지금 무슨 생각일까..
솔직해졌다고 행복하지 말란 법은 없잖아
울랄라라--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의 가면극에서 배우들이 썼다가 벗었다가 하는 가면을 말합니다. 이후 라틴어에 섞이면서 사람(Person)/인격, 성격(personality)의 어원이 되면서 심리학 용어가 되면서 지금은 통상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위해 쓰는 가면'을 의미합니다.

 

  언젠가부터 '표정관리'를 해야 사회생활을 잘하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기분 나쁘다고 기분 나쁜솔직한 마음을 얼굴에 드러내는 '정체성'을 지키며 살다가는 '사회 부적응자'라는 낙인이 찍히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간에 점점 더 복잡한 관계에 얽매어 가면서 어느샌가 '가면을 쓴 정체성'만이 살아남는 페르소나의 시대가 되어 버렸습니다.

  '동물원'은 이 노래를 발표했던 30년 전에 '가면을 쓴 정체성'만이 살아남게 될 거라는 걸 예견했나봅니다.

 

  어떤 가면을 쓰면서 살아가야 할지 혼란스러운 요즘입니다.

<쇼코의 미소(최은영)>을 읽다가... 

  "언젠가는 빌딩 숲을 떠나서, 언덕에서 바다가 보이는 조용한 동네에서 살 거야"라고 서울살이를 시작하던 20살에도 30살에도 다짐했었다. 어쩌다가 현실의 무게에 눌려 아파트 말고는 높은 빌딩이 드문드문 있는 소도시까지 밀려와보니 이것 저것 섞여서 흐르는 물 위에 홀로 뜬 기름 같은 존재더라. 어떻게 해도 섞일 수 없는...

  그냥 기름끼리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며 모여사는 도시의 삭막하던 빌딩 숲이 그립다. 다시 빌딩 숲으로 돌아간다면 해변의 작은 집은 가끔 쉴 때만 찾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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