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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ter Dark

After Dark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는 항상 재즈곡이 등장을 합니다. 하루키는 특정 장면에 대해 장황하게 서술하기보다 노래를 집어넣으면서 그 장면의 분위기를 설명하는 방법을 즐겨 쓰는데, 읽는 입장에서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어서 아는 곡은 머릿속에 떠올리면서 그 부분을 읽어나가고, 잘 모르는 곡은 찾아서 들으면서 책을 읽기를 즐깁니다.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빌린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애프터 다크"에서는 영화 장면 같은 카메라 워킹도 묘사를 하고 있는데, 역시 그의 다른 소설에서처럼 많은 노래들이 나옵니다. 책을 읽다가 나중에 다시 찾아보거나 하기 귀찮을 것 같아서 아예 재생목록 같은 걸 만들면 어떨까 싶어 포스팅합니다.

 

Percy Faith - Go Away Little Girl

작은 소리로 홀에 흐르는 음악은 퍼시 페이스 악단의 <고 어웨이 리틀걸>. 물론 아무도 듣지 않는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이 심야의 '데니스'에서 식사하고 커피를 마시고 있지만, 여자 혼자 온 손님은 그녀뿐이다.

 

Curtis Fuller - Bues ette - Five Spot After Dark

"중학교 때 중고 레코드 가게에서 <블루스엣>이란 재즈 레코드를 우연히 샀어. 아주 예전 엘피. 왜 그런 걸 샀을까. 기억이 안 나. 그때까지 재즈는 들어본 적도 없었는데. 어쨌든 A면 첫 곡으로 <파이브 스폿 애프터 다크>란 곡이 들어 있었는데, 이게 참 절절하게 좋더라고. 트롬본을 부는 건 커티스 풀러. 처음 들었을 때 두 눈에서 콩깍지가 우수수 떨어지는 것 같더라. 그래, 이게 내 악기다 싶었어. 나하고 트롬본. 운명적인 만남."

 

Burt Bacharach - The April Fools

  마리는 무표정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남자가 준 쪽지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계산서 옆에 놓는다. 그러고는 호흡을 가다듬고, 턱을 괴고, 독서로 돌아간다. 홀에는 버트 배커랙의 <에이프릴 풀>이 나지막이 흐르고 있다.

 

Martin Denny - More

  전과 마찬가지로 '데니스' 안. 마틴 데니 악단의 <모어>가 비지엠으로 흐르고 있다. 삼십 분 전에 비해 손님 수는 눈에 띄게 줄었다. 말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밤이 한층 깊어진 느낌이다.

 

Art Tatum & Ben Webster - My Ideal

  두 사람은 작은 바의 카운터에 앉아 있다. 다른 손님은 없다. 벤 웹스터의 오래전 레코드를 틀어놓았다. <마이 아이디얼>. 1950년대 연주다. 시디가 아니라 옛날식 엘피 레코드가 마흔 장 내지 쉰 장쯤 선반에 꽂혀 있다.

 

Duke Ellington - Sophisticated Lady

희미한 스크래치노이즈. 이어서 듀크 엘링턴의 <소피스티케이티드 레이디>가 흘러나온다. 해리 카니의 나른한 베이스 클라리넷 솔로. 바텐더의 여유 있는 움직임이 이곳에 독특한 시간의 흐름을 부여한다.

 

Pet Shop Boys - Jealousy

  '스카이락' 화장실에서 마리가 손을 씻고 있다. 지금은 모자도 쓰지 않았다. 안경도 쓰지 않았다. 천장의 스피커에서 펫 숍 보이스의 예전 히트곡이 작은 음량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젤러시>. 큼직한 숄더백이 세면대 옆에 놓여 있다.

 

Daryl Hall & John Oates - I Can't Go For That (No Can Do)

거울 속 마리는 저쪽에서 이쪽을 보고 있다. 진지한 눈으로 뭔가가 일어나기를 기다리듯. 하지만 이쪽에는 아무도 없다. 그녀의 이미지만 '스카이락' 화장실 거울 속에 남아 있다.
  주위가 어슴푸레해진다. 깊어가는 어둠 속에 <아이 캔트 고 포 댓>이 흐른다.

 

Ivo Pogorelich - Bach - English Suite No.2 in A minor, BWV 807

  넓은 공간이다. 동료들이 모두 가고 난 사무실에 그는 혼자 남아 일하고 있다. 책상 위에 놓인 소형 시디플레이어에서 적절한 음량으로 바흐의 피아노곡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보 포고렐리치가 연주하는 <영국 모음곡>. 사무실 전체는 어두운데 그의 책상이 있는 부분만 천장에서 형광등 불빛이 비춘다. 에드워드 호퍼가 '고독'이라는 제목으로 그릴 법한 광경이다.

 

Curtis Fuller - Bues ette - Five Spot After Dark

  편의점 안. 다카나시 저지방 우유팩이 냉장 쇼케이스 안에 놓여있다. 다카하시가 <파이브 스폿 애프터 다크>의 테마곡을 가볍게 휘파람을 불며 우유를 고르고 있다. 짐은 없다. 

 

Sonny Rollins - Sonnymoon For Two

  전자 피아노와 콘트라베이스와 드럼 트리오를 배경으로 다카하시가 긴 트롬본 솔로를 불고 있다. 소니 롤린스의 <소니문 포 투>. 그렇게 빠르지 않은 템포의 블루스. 나쁘지 않은 연주다. 테크닉보다 프레이즈를 거듭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으로 음악을 들려준다. 사람됨 같은 게 드러나는지도 모른다.

 

... Fin.

 

What's Up / 4 Non Blonds

2020. 7. 22. 14:53

4 Non Blonds

  1989년 샌프란시스코에서 결성한 4인조 여성밴드인 4 Non Blonds. 뭔가 특이한 것 같은 이 밴드의 이름은 당시 여성 밴드에 꼭 하나씩 끼어있던 금발 멤버가 없다는 의미의, 다소 도전적이기까지 한 이름입니다.  1989년에 결성해서 발표한 첫 정규앨범이자 마지막 앨범인 "Bigger, Better, Faster, More!"이 59주 동안 빌보드 200 차트에 올랐었고, 그 이후 1993년에 발표한 싱글인 "What's Up?" 도 빌보드 차트의 11위까지 올랐던 노래입니다. 최근에는 tvN에서 방영했던 '응답하라 1994'에서 삽입곡으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음악에 의견 차이로 리드 보컬과 어쿠스틱 기타를 담당했던 린다 페리 Linda Perry가 탈퇴하면서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4 Non Blondes - What's Up


Twenty-five years and my life is still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25년 동안, 내 삶은 여전히 
희망의 높은 언덕을 넘어 목적지로 가려고 애쓰고 있어

And I realized quickly when I knew I should
That the world was made up of this brotherhood of man
For whatever that means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 순간, 난 곧 깨달았지.

이 세상은 남자들만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in bed
Just to get it all out What's in my head
And I am feeling a little peculiar
그래서 난 가끔씩 머릿속에 있는 걸 다 떨쳐버리기 위해
침대에 누워 울지

그러면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And so I wake in the morning And I step outside
And I take a deep breath and I get real high
And I scream at the top of my lungs What's going on?
그리고는 아침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

깊은숨을 들이마시지,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

그런 다음 아주 크게 소리를 질러,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And I say, hey hey hey hey
난 말하지 헤이 헤이 헤이 헤이

I said hey, what's going on?
말하지 헤이, 무슨 일이야?

And I say, hey hey hey hey
난 말하지 헤이 헤이 헤이 헤이

I said hey, what's going on? ooh ooh
말하지 헤이, 무슨 일이야? 우 우

and I try, oh my god do I try
또 난 애쓰지, 오 맙소사 정말로 애써

I try all the time, in this institution
And I pray, oh my god do I pray
I pray every single day For a revolution
이 울타리 속에서, 언제나 애쓰는걸
또 난 기도하지, 오 맙소사 정말로 기도해

매일, 혁명을 위해서 기도해

And so I cry sometimes When I'm lying in bed
Just to get it all out What's in my head
And I am feeling a little peculiar
그래서 난 가끔씩 머리 속에 있는 걸 다 떨쳐버리기 위해 
침대에 누워 울지

그러면 약간 이상한 기분이 들어

And so I wake in the morning And I step outside
And I take a deep breath and I get real high
And I scream at the top of my lungs What's going on?
그리고는 아침에 일어나 바깥으로 나가
깊은숨을 들이마시지,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

그런 다음 아주 크게 소리를 질러,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And I say, hey hey hey hey
난 말하지 헤이 헤이 헤이 헤이

I said hey, what's going on?
말하지 헤이, 무슨 일이야?

And I say, hey hey hey hey
난 말하지 헤이 헤이 헤이 헤이

I said hey, what's going on?
말하지 헤이, 무슨 일이야?

And I say, hey hey hey hey
난 말하지 헤이 헤이 헤이 헤이

I said hey, what's going on?
말하지 헤이, 무슨 일이야?

Twenty-five years and my life is still
Trying to get up that great big hill of hope
For a destination
25년 동안, 내 삶은 여전히 
희망의 높은 언덕을 넘어 목적지로 가려고 애쓰고 있어

 

< Image by congerdesign from Pixabay >

테너 색소포니스트 Charlie Rouse

  누군가의 추천으로 1940년대의 메인스트림 재즈 연주자들 중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테너 색소폰을 연주한 찰리 라우스(Charlie Rouse)의 앨범 'Yeah'에 실린 <Billy's Blues>를 들었는데, 듣기 편안한 곡이라 소개합니다.

  1959년부터 1970년까지 델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 쿼텟에서 활동했던 찰리 라우스는  디지 길레스피 밴드, 듀크 엘링턴 오케스트라, 카운트 베이시 옥텟 등 당시 쟁쟁하던 재즈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만, 솔로 연주자로서는 거의 알려지지 못하다가  델로니어스 몽크의 사망 후에 결성한 재즈밴드 스피어 Sphere를 결성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몽크의 그늘 아래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꽤 많은 앨범을 발표했습니다.

1957: The Chase Is On (Bethlehem) with Paul Quinichette
1958: Just Wailin' (New Jazz) with Herbie Mann, Kenny Burrell and Mal Waldron
1960: Takin' Care of Business (Jazzland)
1960: Yeah! (Epic) – also released as Unsung Hero with bonus tracks
1961: We Paid Our Dues (Epic) – shared LP with Seldon Powell
1962: Bossa Nova Bacchanal (Blue Note)
1973: Two Is One (Strata-East)
1977: Cinnamon Flower (Casablanca) – also released as Brazil (Douglas Records)
1977: Moment's Notice (Storyville)
1981: The Upper Manhattan Jazz Society (Enja) - released 1985
1984: Social Call (Uptown) with Red Rodney
1988: Soul Mates (Uptown) with Sahib Shihab – released 1993
1988: Epistrophy (Landmark)

  발표한 앨범은 생각보다 많은 편인데,   구글에서 검색해보면 그중 1960년에 Epic에서 발매한 [Yeah!]가 유명한 것 같습니다. 유명하지 않은 앨범이라 구하기 쉽지 않은데, 유튜브에 전 곡이 올라와 있네요.

1. You Don't Know What Love Is

  - 재즈 스탠다드 중 하나로 너무 유명한 곡입니다.

 

2. Lil Rousin'

  - 

 

3. Stella by Starlight

  - 이 곡은 원래 1944년에 만들어진 영화 "The Uninvited"의 메인타이틀로 발표된 곡인데, 많은 재즈 연주자들이 연주하면서 재즈 스탠더드로 자리 잡은 곡이기도 합니다.

 

4. Billy's Blues

  - Billy's Blues는 리더인 찰리 라우스의 색소폰 연주도 좋지만 익숙한 재즈 리프를 계속 연주하는 피아노와 4분 20초 근처에서 시작되는 피아노 솔로, 그 이후에 이어지는 베이스 솔로가 듣기 좋습니다.

 

5. Rouse's Point

 

6. (There Is) No Greater Love

 

  장마 시작이라는 뉴스만 나오고 비는 제대로 내리지 않는 걸 보니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나 봅니다.

  1. 뽑기 다운타운언니 2020.07.09 08:11

    안녕하세요. 좋은 정보가 가득하네요. 재즈의 정보가 가득한 곳, 자주 방문하겠습니다. 구독 하고 갑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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