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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처럼, 이끼처럼

2020. 9. 1. 00:01

 

길가의 잡초처럼

  답답한 시기입니다.

  유난히 힘들고 지치는 2020년도 오늘로 딱 2/3가 지났습니다. 이제 8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3년쯤 지난 것 같은 느낌에, 아직도 4개월이나 남았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남은 기간은 또 어떻게 버틸지...

  한숨을 입에 달고 살기는 하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야겠죠. 잡초처럼, 그것도 힘들면 잡초 아래 깔린 이끼처럼...

  1. 소드 2020.09.05 15:11

    어랏... 여기를 오니 로그인이 풀리네영;;
    특정 설정을 하신건가욤?

    올해는 정말 아무것도 안한것 같은데 일년이 후딱 지나가버린 느낌이... ㅠㅠ
    언젠가 코로나도 끝나겠죠? 스페인 독감처럼...
    길고 길겠지만... 잘 버티는거.. 그것만이 할 수 있는거라 답답해도 버티자... 라고 밖에 할 수 없는 요즘이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s://puppetfox.net BlogIcon Jason H. 2020.09.16 00:27 신고

      어라... 저도 글에 직접 답글을 쓰려고 하니 로그인이 풀리네요. -_-;

      올해는 정말 코로나 때문에 시간이 순삭된 기분이네요. 시간이 지나서 백신이 나와도 코로나는 신종플루처럼 그냥 일상에서 같이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여행을 갈 때 코로나 접종증명서를 준비해야한다던지... 뭐 그러지 않을까요. ㅠㅠ

    • Favicon of https://puppetfox.net BlogIcon Jason H. 2020.10.22 08:58 신고

      티스토리 공지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와 있네요. 2차 도메인 유지를 해야하나 어쩌나 고민중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도메인 연장 안하는 것도 방법이 되겠네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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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20. 8. 27. 11:29

때로는 계획에 없던 길에서 놀라운 광경을 만나기도 한다.
내 여행의 대부분은 숙소를 제외하고는 계획에 없던 길이었다.
지금의 내 인생처럼...

남들은 평생에 한 번도 마주칠 일이 없는 사건들을 요 몇년동안 한꺼번에 마주하고 나니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The Fighting Temeraire

트라팔가 해전과 전함 테메레르

  19세기 초, 유럽을 거의 재패한 나폴레옹은 마지막 장애물이면서 항상 눈엣가시였던 영국을 점령하고 싶었지만, 해상을 장악하고 있던 영국 함대에 힘을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나폴레옹은 영국 본토 상륙 작전을 엄호하고자 영국 함대의 해상 봉쇄를 24시간 동안만 저지하라고 명령합니다.

  1805년 10월 21일, 스페인의 트라팔가 곶 바로 서쪽인 스페인 남서해안에서 33척의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에 맞서  넬슨 제독이 승선한 빅토리호(HMS Victory)를 기함으로 중심으로 한 27척의 영국 함대가 맞붙게 됩니다. 숫적인 열세 속에서도 영국 함대는 1척도 잃지 않은 채 프랑스-스페인 연합 함대의 전함 1척을 격침시키고 22척을 나포합니다.  이 해전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트라팔가 해전입니다. 서로 얽힌 난전 중에 넬슨 제독이 승선하고 있는 HMS Victory는 프랑스 전함과의 백병전에서 나포당할 위기에 처했었는데, 이때 기함인 HMS Victory를 구출한 것이 전함 테메레르입니다.

  어쨌든, 이렇게 위대한 해전을 치뤄내며 대양에서 영국의 패권을 잡게 했던 주인공이었던 전함도 시대의 발전과 함께 해체의 수순을 밟게 됩니다. 터너의 작품 '전함 테메레르 The Fighting Temeraire'는 해체를 위해 작은 증기 예인선에 끌려가는 범선의 모습을 넘어가는 석양을 배경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처음 내셔널갤러리에서 이 그림을 봤을 때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자리를 뜰 수 없었습니다. 이런 감정은 저만 가지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2012년 개봉한 영화 '007 스카이폴'에서 오랫동안 기술담당 요원이었던 Q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는 장면에서 젊은 Q와 나이 든 요원 007 제임스 본드가 처음으로 만나는 장면에서 터너의 그림 앞에서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Q : Always makes me feel a little melancholy. 
      A grand old warship being ignominiously hauled away for scrap.  The inevitability of time, don't you think?
      What do you see?
      저 그림을 보면 멜랑콜리해져요.
      위용을 자랑했었던 전함의 퇴역이라니, 세월앞에는 장사가 없죠?
      어떤 생각이 들어요?
007 : A bloody big ship. Excuse me.
      더럽게 큰 배. 실례하죠
Q : 007... I'm your new Quartermaster.
      007... 제가 신임 무기담당입니다.
007 : You must be joking.
      농담이겠지?
Q : Why, because I'm not wearing a lab coat?
      왜요? 연구복을 안 입어서?
007 : Because you still have spots.
      아직 새파랗잖아.
Q : My complexion is hardly relevant.
      동안인거죠.
007 : Well, your competence is.
      애송이인 거야
Q : Age is no guarantee of efficiency.
      나이와 능력은 무관해요.
007 : And youth is no guarantee of innovation.
      젊다고 다 창조적이진 않지.
Q : I'll hazard I can do more damage on my laptop sitting in my pajamas before my first cup of Earl Grey than you can do in a year in the field.
      잠옷 차림에 노트북 하나로 요원님보다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어요.
007 : So why do you need me?
      그럼 내가 왜 필요해?
Q : Every now and then a trigger has to be pulled. Or not pulled.
      때론 총을 쏴야 하니까. 혹은 쏘는 걸 막거나.
007 : It's hard to know which in your pajamas.
      잠옷 차림으론 판단이 어렵지

  - From '007 Skyfall'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았는데, 어느샌가 나이가 들어버린 자신을 보면서 점점 고민이 많아지는 시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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