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창포원에 핀 붓꽃, 아이리스
창포원의 붓꽃
도봉산역에 있는 서울창포원에 붓꽃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주에 근처에 갔다가 붓꽃이 얼마나 피었나 잠시 보고 오려고 들렀더니 여기저기 이제 피어나기 시작하는 중입니다. 아마도 이번 주 정도면 상당히 많은 붓꽃이 활짝 필 것 같습니다.
붓꽃의 생태
붓꽃은 꽃이 활짝 피기 전의 꽃봉오리의 모양이 먹을 잔뜩 머금은 붓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래에 파란색 먹물을 머금은 붓처럼 생긴 꽃봉오리 사진처럼 말입니다.
수창포, 창포붓꽃, 꽃창포 혹은 아이리스라고도 부르는 이 꽃은 전국의 산과 들에서 자라는 다년생 풀꽃입니다. 양지바른 곳의 습기가 많은 곳이나 메마른 땅에서 자라는데, 키는 대략 30~60cm 정도이고, 꽃은 자주색으로 핍니다.
창포원에 핀 붓꽃에는 벌들이 꿀을 빨아 먹느라 분주합니다. 서울 창포원에 이맘때 피는 붓꽃은 '단오절에 창포물에 머리를 감는다'는 얘기에 나오는 그 '창포'와는 다른 식물입니다. 서울창포원의 영어 이름이 'Seoul Iris Garden'이라고 붙인 것으로 봐서 차라리 '서울붓꽃원'이라고 붙였으면 혼동이 안되었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붓꽃은 인상파의 대표적인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생 레미 Saint-Rémy의 정신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즐겨 그렸던 주제 중 하나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도 아이리스를 주제로 한 그림을 몇 점 그렸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반 고흐가 1889년에 그린 'Irises'로 현재는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The J. Paul Getty Museum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위의 붓꽃 사진과 비슷한 모양이란 것을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Vincent van Gogh Museum에도 두 점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활짝 핀 붓꽃은 하루가 지나면 바로 시들어버리기 때문에 사진을 찍다 보면 의외로 시든 꽃이 배경에 많이 잡히는 꽃입니다.
붓꽃은 주로 보라색이 가장 많은데, 색깔에 따라 노랑무늬붓꽃, 타래붓곷, 솔붓꽃, 부채붓꽃, 각시붓꽃 등이 있습니다. 창포원의 붓꽃은 붓꽃이라는 표지 외에는 다른 세부 종에 대한 설명이 없어서 조금 아쉽습니다.
붓꽃에 얽힌 전설
영어 이름 아이리스 Iris는 그리스 신화에 여신 이리스에서 나온 이름인데, 이리스 여신은 신들의 전령사,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무지개의 여신입니다. 천상과 인간 세계의 지상, 바다 속과 지하세계까지도 두루 다니며 신들의 심부름을 했는데 그 중에서도 주로 제우스의 아내인 헤라 여신의 전령사의 역할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헤라 여신이 자신의 충복인 이리스에게 내린 축복의 숨결이 땅으로 떨어져 핀 꽃이라고도 합니다.
무지개의 여신 이리스에서 따온 이름답게 붓꽃 Iris은 비 내린 뒤에 보는 무지개처럼 '기쁜 소식'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붓꽃은 꽃이 아름다워서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지만, 뿌리에는 소화, 어혈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어서 한방에서는 소화불량이나 배가 부풀어 오르는 증세, 체증, 치질 등의 약재로 사용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붓꽃이 지기 전에 시간을 내서 나들이겸 붓꽃구경을 하러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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