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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빗방울-1


폭우 속의 아침산책

  밤새 쉴 새 없이 번개가 치고 비가 내리는 소리에 뒤척이다가 잠을 좀 설쳤습니다. 잠을 설치는 바람에 일찍 깨기도 했고, 창밖을 보니 잠시 비가 잦아들길래 빗방울을 좀 찍고 싶어서 근처 근린공원을 아침산책 삼아 카메라를 들고 한 바퀴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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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똥풀>

이맘때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애기똥풀꽃의 잎에도 빗방울이 내려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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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붓꽃>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작은 연못 옆에 핀 붓꽃 몇 송이와 화단에 꾸며 놓은 데이지도 촉촉하게 젖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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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지>


  아침 산책을 집으로 돌아오는데 박노해 시인의 시 [깨어진 믿음으로]가 생각이 납니다.

깨어진 믿음으로

- 박노해



인생은 떨어지는 빗방울 같아서

어떤 것은 우물에 떨어지고

어떤 것은 꽃밭에 떨어지지만

나는 진창에 떨어진 빗방울


그러나 나는 믿네

어둠 속으로 깊이 스며들어가

맑은 몸이 되어 흐르고 흘러서

어느 날인가 시내가 되고 강물이 되어

마침내 바다로 가는 길임을 나는 믿네


나는 진창에 떨어진 빗방울

검은 발길에 짓밟혀 울어도

깨어진 믿음으로 나의 길을 믿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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