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곤 실레의 자화상이 떠오르던 오후
<Self-Portrait with Chinese Lantern Plant - 에곤 실레 Egon Schiele>
에곤 실레 Egon Schiele의 자화상
오후에 해가 넘어갈 무렵 길을 걷는데, 문득 에곤 실레 Egon Schiele의 자화상 그림이 생각났습니다. 예전 비엔나에서 한 달가량 머물면서 돌아봤던 미술관 중의 하나인 레오폴드 미술관(Leopold Museum)에 전시되어 있던 그림이었는데, 오늘따라 그 그림이 보고 싶어졌습니다. 오스트리아의 비엔나에 있는 레오폴드 미술관은 에곤 실레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입니다.
<레오폴드 미술관 Leopold Museum, 비엔나 Wien>
에곤 실레 Egon Schiele
에곤 실레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화가입니다. 1890년에 비엔나 근처 도나우 강변의 툴른 Tulln에서 태어나 철도 기술자가 되었으면 하는 툴른 역장이었던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고등학교에 진학했다가 유급을 당한 뒤 빈 미술아카데미에 들어갔지만, 클림트를 주축으로 하는 '빈 분리파'의 작품 관람을 금지하는 지도교수 때문에 1909년에 학교를 자퇴하고 '빈 분리파'에 합류하면서 구스타프 클림트 Gustav Klimt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초기에는 클림트의 화풍을 따라 그림을 그렸지만, 점차 자신만의 독자적인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가게 됩니다.
클림트의 영향을 벗어나면서 본격적으로 표현주의에 눈뜨게 되면서 그의 화풍은 적나라할 정도로 솔직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누드 작품이 많은데, 저는 그 그림들보다는 에곤 실레가 연필로 그린 풍경 드로잉이 더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House with Bell tower, 1912>
레오폴드 미술관에는 연필로 그린 풍경 드로잉도 꽤 많이 전시 되어 있습니다.
에곤 실레는 Krumau라는 오스트리아의 시골 마을에서 많은 작품활동을 했는데, 이 Krumau(지금의 체코의 체스키 크룸로프 Cesky Krumlov)는 에곤 실레의 외가가 있던 마을입니다. 아래의 드로잉도 Krumau에서 그린 그림입니다. Krumau에서 많은 그림을 그렸던 덕분인지 지금의 지명인 체스키 크룸로프 Cesky Krumlov에는 에곤 실레 아트 센터 Egon Schiele Art Centrum이 있습니다.
<Arc of houses, 1914>
<Old Houses in Krumau, 1914>
에곤 실레는 1915년에 에디트 하름스 Edith Harms와 결혼하고, 1918년에 아내인 에디트가 임신을 합니다. 아기를 기다리며 에곤 실레 자신과 아내인 에디트, 그리고 태어날 아기를 상상하면서 그린 그림이 <가족>입니다. 누드화인지라 별도로 첨부하지는 않겠습니다. 이 <가족 the Family>는 비엔나의 벨베데레 궁전에 있는 오스트리아 미술관에서 볼 수 있습니다.
또한 1918년은 오스트리아 예술계를 이끌던 클림트가 사망하면서 오스트리아를 이끄는 예술가로서의 지위와 명성도 같이 얻게 됩니다만, 같은 해 10월에 아내 에디트가 당시 유럽을 휩쓸며 2천만 명을 죽인 스페인 독감에 걸려 사망하고, 에곤 실레 자신도 3일 뒤 28세의 나이에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합니다.
딱히 에곤 실레에 대해 쓰려던 건 아니었는데, 자화상으로 시작해서 의식의 흐름에 따라 두서없이 떠들었네요. 한참을 떠들다 보니 봄여름가을겨울의 2집에 실려 있는 '쓸쓸한 오후'가 생각납니다.
오늘도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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